여전한 중국의 사드 ‘뒤끝’… 재미 한인 교향악단원 입국 불허

입력 2019-10-30 15:29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반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뒤끝’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사드 배치를 이유로 중국 방문이 예정됐던 대학 교향악단에 소속된 한국인 단원 3명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해당 교향악단 측은 한국인을 제외하고 중국 공연을 하려다 논란이 일자 중국 방문 계획을 사실상 취소했다.

N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대 이스트먼음대 소속 교향악단인 ‘이스트먼 필하모니아’는 올 연말 12일 동안 중국 8개 도시를 돌며 순회공연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단원 80명 중 한국인 단원 3명을 콕 집어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2016년 우리 정부의 한반도 사드 배치를 입국 불허 사유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교향악단 측은 한국인 단원 3명을 제외하고 중국 공연을 하는 방안은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정치적 압박에 지나치게 저자세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고조된 상황에서 교향악단의 해당 결정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자말 로시 이스트먼 음대 학장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한국인 단원들이 중국 비자를 받도록 하기 위해 여러 경로로 노력했지만 무산됐다”며 “이에 중국 공연 취소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시 학장은 “단원 모두가 다함께 공연을 하는 것이 이스트먼 필하모니아의 최선의 길이며 지켜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은 이달 초 트위터에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가 중국 측의 거센 역풍을 맞았다. 중국 기업들이 휴스턴 로키츠에 대한 스폰서 계약을 중단하겠다며 초강경 대응에 나서자 로키츠 단장은 결국 트윗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 내에서 해당 구단이 중국의 경제적 압력에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IT기업인 애플과 블리저드 등도 유사한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