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미세먼지 도시’ 오명 벗을까

입력 2019-10-30 11:50 수정 2019-10-30 11:56
충북 청주시는 ‘미세먼지 농도 전국 최고 도시’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2017년 청주지역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PM10 45.83㎍/㎥, PM2.5는 28.58㎍/㎥다. 같은 해 전국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PM10 45㎍/㎥, PM2.5는 25㎍/㎥였다.

청주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보다 멀게는 중국, 가깝게는 수도권과 충남지역 등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2017년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충북의 미세먼지 중 국외 요인은 43%, 국내 외부요인은 57%, 충북 자체 요인은 30%였다. 청주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없는 충남지역 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주의 미세먼지가 전국에서 최악으로 꼽히고 있다.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는 청주시가 대기 환경 개선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외부 유입량이 청주권 발생량을 웃도는 상황에서 자체 단속·관리만으로는 미세먼지의 양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는 도시녹지를 늘리는 등 미세먼지가 없는 쾌적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시는 오는 2025년까지 지난 2017년 대비 미세먼지 30% 저감을 목표로 421억7500여 만원을 들여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지난 9월부터 미세먼지 발생 원인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시는 내년 8월쯤에 나올 연구용역에서 미세먼지 발생원별 분석을 비롯해 배출원별 특성 분석, 인과관계 모델링, 대기질 모니터링, 미세먼지 관리 기본계획·관리방안 제시 등 대기질 개선대책을 수립한다.

시는 미세먼지의 배출원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미세먼지 농도 개선에 따른 정책 사업을 제시해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과학적 대기정책 수립의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또 미세먼지 관리 상황실을 운영해 경보발령 때 시민에게 행동요령을 전파하고 미세먼지 배출업소에 조업 단축을 권고하고 있다. 전광판 6곳과 알리미 신호등 10곳을 설치해 대기오염도를 표출,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미세먼지에 대처하도록 했다.

시는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 때에는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건설공사장 공사시간 변경 조정 등과 함께 내년부터는 배기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 조치도 한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도로에 단속용 카메라를 설치한다. 현재 시에 등록한 3만8000여 대의 5등급 경유차량을 대상으로 저감장치 부착과 조기 폐차를 지원하는 등의 사업도 추진한다.

시는 녹지 공간 확보를 위해 공원 등에 나무 60만3981그루를 심고 도시숲과 학교 내 유휴부지를 활용한 에코스쿨 등 34곳을 조성했다. 도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녹지형 중앙분리대와 띠 녹지 등도 조성하고 있다.

시는 이와함께 오는 12월 14일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미세먼지 저감 청주시민 대 토론회도 개최한다. 토론회는 시민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시책이나 실천 방안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토론회에서 제안된 시책은 구체적인 실행방안 등을 검토해 내년도 미세먼지 없는 맑은 청주 만들기 종합대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정부, 충북도와 연계해 새로운 시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며 “전국 최악의 미세먼지 도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