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김세연 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원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 28일 전국 만 19세 이상 1503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자동응답 조사(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53%포인트다.
결과를 보면 현재 300명인 국회의원 정수 수준에 대해 응답자 3명 중 2명 꼴인 63.3%가 ‘많은 편’이라고 응답했고, ‘적정 수준’은 22.7%, ‘적은 편’은 9.7%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정수 조정에 대해서는 ‘축소해야 한다’가 57.7%로 가장 많았고, ‘현행 유지’가 22.2%, ‘확대해야 한다’가 13.2%인 것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세부적으로 보면 연령대별로는 30대와 50대, 권역별로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직업별로는 사무·관리·전문직에서 정수 축소 여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정의당이 지난 27일 제안한 ‘국회의원 정수 10% 범위 내 확대 안’에 대해서는 찬성이 18.4%, 반대가 73.2%로 조사됐다고 소개했다. 한국당 당론인 ‘비례대표제 폐지, 정수 10% 축소를 통한 전체 의원 수 270명 안’에는 51.5%가 찬성하고 40.6%가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의원정수 300명을 유지하면서 지역구·비례대표 의석을 조정하는 방안과 관련해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이는 방안’이 좋다는 응답자가 56.8%,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방안’이 좋다는 의견이 29.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제가 국회의원 수를 유지할 것이냐, 줄일 것이냐에 대해 여론조사를 해보고 국민의 뜻을 따르자고 했었다”며 “국민 뜻이 어디 있는지 잘 살펴서 무슨 정책이든 국민 뜻에 따라 추진하는 게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국회의원 숫자가 모자라서 국회가 안 돌아가나. 국회의원 늘리는 게 정치개혁과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가. 오히려 의석수를 줄여야 한다는 국민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인가”라고 범여권을 겨냥했다.
또 “범여권의 의석수 늘리기 야합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며 “심상정 대표가 330석 증원론을 꺼내자마자 군소 여권 정당들이 일제히 찬성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의원들이 나서서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오로지 국민의 뜻을 따를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의석수 증원 시도를 용납할 수 없으며 국민 힘을 모아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며 “국민 뜻을 거스르는 정치 야합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심 대표는 본인이 한 말을 뒤집고 의석수 확대를 얘기하고 있다. 그러더니 본인 말을 뒤집는 게 창피했는지 갑자기 없는 합의를 운운한다”며 “제가 의석수 확대를 합의해줬다고 주장한다. 참으로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없는 합의를 운운하는 게 벌써 2번째”라며 “정치인으로서 도를 넘는 발언으로, 이 부분에 대해 오늘까지 사과하지 않으면 바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