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소상공인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발행을 추진한다. 지역화폐를 통해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상품 구매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모바일 앱이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충전할 수 있는 선불카드 형태의 대구 지역화폐를 준비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규모는 300억원 정도다. 모바일 앱 충전식 선불카드는 시스템 구축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종이상품권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사용 편의성도 높다. 시는 지역민들이 사용하는 카드 외에 외부 관광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프트카드 형태의 정액형 상품권 발행도 검토 중이다.
지역화폐는 카드결제가 가능한 대구지역 소상공인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직영점을 제외한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쇼핑센터, 유흥주점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할인 범위와 수수료 등 지원혜택과 구매한도를 검토해 연내에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하고 내년 초에는 지역화폐 명칭도 공모할 예정이다. 유관기관 간담회와 시민설명회 등을 거쳐 내년 4~5월에는 시범운영에 나설 방침이다.
지역화폐는 지역경기 활성화를 바라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도입하고 있다. 인천, 광주, 울산은 이미 지역화폐를 도입했고 부산도 곧 도입 예정이다. 내년에는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광역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지역화폐를 도입한 전국 기초·광역지자체는 170여곳에 이른다. 발행규모도 2015년 892억원에서 올해 2조3000억원 정도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일부에서는 지역화폐 외면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시는 지역화폐 정착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전통시장에서만 유통되는 대구시 온누리상품권의 경우 지난해 회수율이 전국 1위인 126.4%를 기록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참여 분위기가 높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화폐가 지역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충분한 검토를 통해 지역민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를 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