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가 직접 입당 권유했다는 ‘공관병 갑질 박찬주’는 누구?

입력 2019-10-30 07:02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총선에 대비해 박찬주(61) 전 육군 대장을 영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전 대장의 ‘공관병 갑질’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이 1차 인재영입 발표 대상자 명단에 들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장은 내년 총선에서 고향인 충남 천안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박 전 대장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직접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말 전국에서 장외 투쟁을 이어가던 황 대표는 박 전 대장 측에 직접 접촉해 대전의 한 호텔에서 만났고 이 자리에서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성 장군까지 해본 내가 무슨 더 큰 욕심이 있어 정치하겠냐”라며 “다만 우리 군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기 위해 정치에서 내 역할을 찾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2017년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공관병에게 전자 팔찌를 채우고 텃밭 관리를 시키는 등의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들을 닷새 동안 GOP에 보내거나 골프공을 줍게 하고 곶감과 모과청을 만들도록 했다.

박 전 대장의 부인 전모(60)씨도 공관병들에게 폭행과 감금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전씨는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유로 공관병들의 얼굴에 썩은 과일이나 전을 던지는 등의 폭행을 하고 베란다에 가뒀다.

검찰은 지난 4월 제2작전사령관 등으로 근무하던 박 전 대장의 이 같은 지시가 가혹 행위에 이른다고 볼 수 없고 사령관의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계속된 갑질로 스트레스를 참다못해 자살을 시도한 공관병도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검찰은 박 전 대장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들에게 폭행이나 얼차려를 시키지 않았다는 불기소 처분의 이유다. 군형법상 가혹 행위 혐의는 얼차려 등이 해당한다는 판례를 적용한 것이다. 공분을 샀던 전자팔찌를 차게 한 행위도 판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전자 팔찌는 범죄자들이 차는 전자발찌처럼 위치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게 아닌 호출을 위한 것이며 공관이 넓어 편의성이 있었다는 일부 공관병의 진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부인인 전 씨는 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군형법상 가혹 행위가 아닌 폭행과 감금 혐의가 적용돼 기소됐다. 검찰은 전씨가 2015년 가을 공관병 1명을 공관 발코니에 감금하고 2014년 5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수차례 걸쳐 공관병 3명을 폭행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장은 뇌물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벌금 400만원으로 감형 받았다. 박 전 대장은 2014년 3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지인인 고철업자 곽모씨에게 군 관련 사업을 수주하게 해준 대가로 항공료, 호텔비, 식사비 등 760만원 상당의 향응과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6년 2월 제2작전사령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중령 이모씨 청탁을 받고 이씨가 원하는 대대로 발령나게 보직심의 결과를 바꾼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박 전 대장은 국가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있어 최고위직 장교로 휘하 수많은 장성을 이끌 막중한 책임이 있었다”며 “군 지위를 실추시킨 죄책을 가볍게 볼 수 없다”며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선 “박 전 대장은 고충 처리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단순 고충 처리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부정청탁에 의한 직무수행이 인정된다”면서도 “박 전 대장이 받은 향응은 직무와 관련해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1심에서 판단한 180여만원의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한다”며 감형했다.

박 전 대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제2작전사령관을 맡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를 총괄지휘한 인물이다. 박 전 대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의 육군사관학교 동기(37기)로 박근혜 정부 ‘실세’로 꼽혔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