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임종 지킨 후 침통한 표정으로 운구차 따르는 문 대통령

입력 2019-10-30 05:24 수정 2019-10-30 10:57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29일 오후 부산 중구의 한 병원에서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임종을 지켜본 이후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부산의 한 병원에서 어머니 강한옥(92) 여사의 임종을 지켰다. 문 대통령이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거절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모친인 강한옥(92) 여사의 별세를 지켜본 뒤 부산의 한 병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모친인 강한옥(92) 여사의 별세를 지켜본 뒤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부산의 한 병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문 대통령은 29일 오후 5시쯤 병원에 도착해 병원장 브리핑을 들은 뒤 병원 6층 중환자실에 입원한 강 여사를 만났다. 부인인 김정숙 여사는 5시간여 전인 오전 11시45분쯤 이미 중환자실에 도착했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병원에서 강 여사의 임종을 지킨 뒤 오후 7시26분에 빈소로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모친인 강한옥(92) 여사의 별세를 지켜본 뒤 부산의 한 병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모친인 강한옥(92) 여사의 별세를 지켜본 뒤 부산의 한 병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은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하지 않은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문 대통령은 시신 운구를 위한 승합차로 향할 때까지 굳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검은 옷에 스카프를 두른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의 곁을 말없이 지켰다. 문 대통령의 모습을 본 한 여성 지지자는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쳤고 문 대통령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모친인 강한옥(92) 여사의 별세를 지켜본 뒤 부산의 한 병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 여사의 시신은 이날 오후 7시40분쯤 수영구 남천성당으로 운구됐다. 운구 차량이 성당 장례식장으로 들어온 뒤 문 대통령 내외가 탄 검은색 차량도 도착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지하 1층 장례식장으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 들어가는 동안 운구차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별세한 모친 강한옥 여사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례식장 주변엔 청와대 경호팀이 배치돼 엄격히 통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모친이 별세하더라도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르고 가족과 친지의 조문만 받겠다. 절대 내려오지 마라”고 관계자들에게 말해왔었다. 문 대통령은 평소에도 “우리 가족의 대소사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남천성당엔 대통령 친척으로 추정되는 일부만 성당 출입이 허용됐다. 성당에 저녁 미사를 온 신도들은 얼굴이 확인되는 사람들만 별도의 통로를 통해 출입이 이뤄졌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근조기는 성당 입구에서 경호팀에 의해 돌려보내졌고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여겨진 이호철 전 수석도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빈소에서 조문하지 못했다.

이 전 수석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인물로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3철로 불리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1시간 30분 가량 성당 안에 머물렀던 이 전 수석은 “빈소를 조문하지 못했다”면서 “빈소엔 가족들만 계신 거로 알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대통령을 만났냐는 질문에 “아까 잠시”라며 “침울하게 계시는데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었다”고 했다.

노환으로 몸이 좋지 않았던 강 여사는 그동안 부산에서 문 대통령 여동생 등과 지내오다가 최근 부산 중구에 위치한 한 병원에 입원했었다. 강 여사는 문 대통령이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29일 오후 7시6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다.

현직 대통령의 재임 중 모친상은 처음이다. 장례는 3일간 치러질 예정이며 장례미사는 31일 오전 10시30분 남천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남 양산의 부산교구 하늘공원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