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밥도 사주고…” 김나정 아나운서 인스타 댓글 상황

입력 2019-10-29 18:51
프리랜서 아나운서 겸 모델 김나정(왼쪽)과 영화 '82년생 김지영' 포스터. 김나정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프리랜서 아나운서 겸 배우 김나정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후기를 남긴 가운데 이를 두고 네티즌들이 댓글로 설전을 벌이고 있다.

김나정의 글에 불편함을 드러낸 한 네티즌은 게시물 댓글을 통해 “왜 남자에게 사랑받고 대접받는 게 여성의 권력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다”며 “개인적인 생각이란 핑계로 다른 여성들이 받는 차별을 지우지 말아달라”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페미도 아니고 같은 여자지만 부끄럽다”며 “여자로서 누릴 수 있는 것, 행복한 것들이라고 써놓은 것 자체가 여자라는 존재를 본인이 만들어놓은 기준과 잣대 안에 가두는 거라는 걸 왜 모르시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남자가 맛있는 밥, 선물, 짐 들어주고 문 여는 것들이 여자로서 누리는 가치 있는 것들이라 생각하다니…남자가 없으면 절대 못사실 분인 것 같다”며 “평생 어느 남자의 아내 혹은 여자친구로 사시는 게 인생의 목표라면 더는 할 말이 없겠지만, 좀 더 나은 자신의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나정의 글을 보며 “멋지다” “소신 있는 발언”이라며 지지를 보내는 네티즌도 있었다. 직장에 다니며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김 아나운서 의견에) 너무 속 시원하다. 엄마로서 여자로서 행복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와 기쁨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며 “여자로 태어나서 엄마로 희생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적었다.

네티즌들의 댓글 논쟁이 이어지자 김나정 아나운서는 추가로 글을 게재해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나의 의견은 페미니즘이나 영화 자체에 대해서 ‘맞다’ ‘틀리다’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나정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28일 김나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왔다. 페미니즘에 대해 정확히는 모르지만 감히 적는 나의 생각”이라며 “이왕 여자로 태어나 살면서 이 영화처럼 남자, 여자가 불평등하고 매사에 부당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살면 너무 우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학교 다닐 때도 왜 예쁜 치마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못입는다고 생각해서 남자랑 똑같은 바지교복을 입고 싶다고 하는지 모르겠고”라며 “직장생활 할 때도 남자직원들이 잘 대해주고, 해외여행 가서도 짐도 다 들어주고 문도 열어주고, 맛있는 밥도 많이 사주고 선물도 많이 사주고, 예쁜 데도 데려가주고 예쁜 옷도 더 많이 입을 수 있고”라고 적었다.

이어 “여자로 살면서 충분히 대접받고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것들도 너무 많은데 부정적인 것들에만 주목해 그려 놓은 영화 같다고 생각”했다며 “여성을 온통 피해자처럼 그려놓은 것 같아 같은 여자로서 불편했다”고 밝혔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