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를 사산한 어미 원숭이가 이미 죽은 새끼의 시신을 열흘이나 품에 안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어미는 마치 새끼가 살아있기라도 한듯 털을 쓰다듬고 입을 부비며 애정을 표시해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올리펀츠 웨스트 게임리저브(동물보호구)에서 어미로 추정되는 버빗원숭이가 사망한 지 10일이 지난 새끼 원숭이의 시신을 품에 안은 채 떠나보내지 못하는 사연을 28일 보도했다.
지역 교육기관인 캠프파이어 아카데미에 다니는 재학생 트레이시 모블리는 시신을 안고 다니는 어미 원숭이를 촬영해 공개했다.
영상 속 새끼 원숭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뻣뻣하게 굳어 거의 미라 상태로 보였다. 어미는 이런 새끼의 몸을 손과 입으로 끊임없이 쓰다듬었다.
모블리는 “(시신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손상돼 미라를 연상하게 한다”라며 “악취가 코를 찌르는데도 어미 원숭이가 자식을 놓지 못하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어미는 새끼 원숭이가 스스로 나무에 오르도록 독려하기도 한다”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미 원숭이의 행동과 사람들이 사산한 태아를 추모하는 시간을 비교하는 등 지인들과 깊은 토론을 나누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자식에게 애틋한 모성애를 보이는 동물은 원숭이 외에도 여럿 있다. 범고래는 사산한 새끼 범고래를 해안가에 가까이 둠으로써 애도를 표시한다. 이 밖에도 고래와 돌고래는 죽은 새끼 고래가 다른 동물들에게 먹히지 않도록 며칠 동안 자신의 곁에 두고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