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젠 방송으로 읽으세요!”… ‘독서’에 흠뻑 빠진 방송들

입력 2019-10-30 04:00
tvN 제공


가을 기운 물씬한데 가만히 앉아 책장을 넘길 여유조차 없다면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켜보자. 책 읽는 계절을 맞아 독서 생활을 풍성하게 해줄 프로그램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지난달 24일 첫발을 뗀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tvN). 입담꾼인 역사 강사 설민석이 난해한 스테디셀러의 내용을 쉽고 재밌게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시작으로 매회 단테의 ‘신곡’, 유성룡의 ‘징비록’ 등을 뽑아 다루고 있다.

소설가 장강명과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 교수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책 줄거리뿐 아니라 역사 과학 정치 등 관련 주제들까지 깊이 들여다본다는 게 매력적이다. 가령 디스토피아적 미래 사회를 그린 ‘멋진 신세계’ 편에서는 현대 과학기술로 복제 인간을 만들 수 있는지도 함께 훑어보는 식이다. 1~2%(닐슨코리아)대 시청률에도 유튜브 클립 영상 등에서 상당한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다.

라디오를 켜면 인기 아이돌 등 스타의 목소리를 통해 책 속 문장을 전해 들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일부터 매주 주말 오후 9시25분에 방송되고 있는 ‘책을 듣다’(MBC 표준FM·95.9MHz). 내년 가을까지 총 100여권의 책이 소개될 예정인데, 19세기 대문호 톨스토이의 저작부터 실용서적까지를 폭넓게 아우른다.

눈길을 끄는 건 이연희 이엘 박은혜 설현 웬디 정세운 장재인 폴킴 정은채 황보라 등 사랑받는 스타들이 낭독자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오는 3일에는 최근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JTBC)에서 활약한 워너원 옹성우가 낭독자로 참여해 박준 시인의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속 미문을 전한다.

책을 품은 서점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방송도 있다. 배우 장동건이 진행자로 참여한 4부작 다큐멘터리 ‘장동건의 백 투더 북스’(JTBC)가 29일 첫선을 보였다. 제작진은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의 명문 서점을 돌아다니며 서점이 사회변화에 이바지하는 부분들을 조명한다. 작가들과 함께 전국 각지에 있는 동네 책방을 탐방하는 ‘발견의 기쁨, 동네 책방’(EBS)도 지난달부터 소설가 김훈 등 문인들의 인문학적 성찰을 깊게 담아내며 주목받고 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