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 서식지’ 제주 강정천 하류 수질 악화

입력 2019-10-29 16:57 수정 2019-10-29 16:59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천. 강정천은 1급수 어종인 은어 서식지로 잘 알려져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2018~2019 강정천 생태조사에서 납이 기준치 이상 검출된 강정천 하구.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서귀포시 강정마을 강정천의 수질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부터 발암성 무기화합물 중 하나인 납(Pb)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

제주도는 29일 강정 해역 생태조사에서 강정 하구의 하천퇴적물을 분석한 결과, 납(Pb) 성분이 2018년과 2019년 모두 오염평가 기준의 적정 범위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강정 해역 생태조사는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주변 해역 수질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제주도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이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에 의뢰해 매 분기마다 실시하고 있다. 조사는 강정천과 강정 앞바다 중 일정 지점에 대해 이뤄진다.

조사 결과 2016년 8월부터 2019년 5월까지 3개년에 걸쳐 진행된 강정천 수질 검사에서 하천의 부영양화를 나타내는 지표의 하나인 인(P)의 총량(2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모두 1등급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강정천 하류의 하천퇴적물 조사에서 납(Pb) 성분이 1㎏당 2016년 9.117㎎, 2017년 31.718㎎, 2018년 138.72㎎, 2019년 184.596㎎으로 지난해부터 크게 증가했다. 납의 정상 범위는 154 이하다. 2019년 조사에서 검출된 납 수치는 중금속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3등급(1㎏당 155㎎ 이상)에 해당하는 위험 수준이다.

제주도와 연구원 측은 2018년 8월 이후 조사 지점 주변으로 낙엽과 모래, 진흙 등의 퇴적물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29일 통화에서 “이전에는 토사와 부엽토가 스펀지처럼 질퍽하게 하천 바닥을 덮고 있었는데, 지난해 조사에서는 퇴적물이 빠져나가고 딱딱한 암반이 노출된 현상이 확인됐다”며 “기적 퇴적물을 긁어 조사하는 과정에서 납 함유량이 높아진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강정천 하류와 달리, 강정 앞바다 해양 퇴적물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정천은 제주에서는 보기 드물게 1급수 어종인 은어의 서식지로 잘 알려져 있다. 제주의 일반 하천과 달리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른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맑은 물이 조화를 이루는 명소로 한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찾아오는 피서객으로 만원을 이룬다.

제주도는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조사지점 주변에 대해 추가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