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 ‘미세먼지·빛공해·폭염 감지 더듬이’ 꽂힌다

입력 2019-10-29 15:50 수정 2019-10-29 18:04
서울시가 시 전역에 설치할 IoT(사물인터넷) 센서 'S-DoT' 겉모습. 서울시 제공.

<연도별 S-DoT 설치 계획> (단위 : 개) <자료: 서울시>

미세먼지·빛 공해·폭염 등을 감지하는 센서가 서울 전역에 깔린다. 이를 활용해 공기 흐름을 분석해주는 ‘서울 바람길 지도’와 최적의 산책길을 찾아주는 ‘걷고 싶은 산책로’ 같은 새 서비스가 제공될 전망이다. 조명의 밝기를 제한하는 ‘빛 공해 방지법’ 추진 가능성도 높아졌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자체 IoT(사물인터넷) 센서 ‘S-DoT’ 2500개를 설치한다고 29일 밝혔다. 미세먼지와 온도, 습도, 풍향, 풍속, 조도, 자외선, 소음, 진동, 방문자 수 데이터를 동시에 수집한다. 설치에는 총 38억원이 투입된다.

S-DoT는 미세먼지 측정에 특화됐다. 환경부의 미세먼지 간이측정기 성능등급 기준 2등급 이상의 성능을 갖췄다. 간이측정기는 정부의 공식 측정기 성능에는 못 미치지만 대략적인 미세먼지 농도를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최근 KT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이 간이측정기로 측정한 미세먼지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해졌다.

서울시는 오는 11월부터 연말까지 S-DoT 850개를 우선 설치한다. 424개 동별로 하나씩 설치하고 주거·상업·개방 공간 등에 추가 설치한다. 미세먼지가 많이 나오는 대중교통 차고지, 방문객 집적지, 대형공사장에도 배치한다. CCTV 지지대나 가로등의 2~4m 높이에 매달 계획이다.

수집한 데이터는 2020년 상반기부터 서울시 열린데이터 광장 사이트에 공개된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게도 데이터를 개방한다.

S-DoT가 확산하면 그동안 알 수 없었던 특정 동·지역의 기상 정보가 공개된다. 현재 구 단위의 기상정보보다 더 세밀한 기상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동별 폭염 현황 및 온열 지수를 산출해 노인, 유아 등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있다.

아울러 계절별·시간별 서울지역 공기 흐름을 분석한 ‘서울 바람길 지도’ 구축을 앞당길 전망이다. 바람길 지도는 미세먼지 이동경로를 예측하고 열섬 현상을 분석하는 데 활용된다. 도시재설계(도시 계획, 건축 인허가, 도시 숲 조성) 등 다양한 정책의 참고자료로도 쓰일 예정이다.

새로운 도시문제로 떠오른 ‘빛 공해’ 해결의 실마리로도 활용된다. 기존에는 조도 측정데이터가 없어 ‘빛 공해 방지법’을 추진할 만한 근거가 없었다.

아울러 온도 습도 자외선 풍향 풍속 데이터를 활용해 ‘걷고 싶은 산책로’를 개발한다. 또한 지역별 폭염 및 한파 데이터를 분석해 그늘막 또는 빙판길 열선 위치를 결정한다.

다만 센서 수가 충분한지를 두고 전문가들끼리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서울 미세먼지 공식 측정기가 56개인 것을 고려하면 2500개도 많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더 촘촘하게 설치해야 정책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선 올해 850개를 설치해보고 성과에 따라 최종 설치 대수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