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자유계약선수(FA)시장이 열린다.
KBO 사무국은 한국시리즈 종료 닷새 후인 오는 31일 FA 자격 취득 선수 명단을 공시하면서부터 시장이 개막된다. 각 구단들은 전력 보강을 위해 내부 FA 단속과 외부 FA 영입을 동시에 고민하게 된다. 성적표는 1년 뒤 나온다.
그렇다면 지난해 열린 2019 FA시장에서 거둔 각 구단들의 성적표는 어땠을까. 올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맺은 선수는 모두 14명이다.
가장 큰 손은 SK 와이번스였다. SK는 최정(32)과 이재원(31) 등 내부 FA를 잡는데 성공했다. 최정과는 계약 기간 6년, 총액 106억원, 이재원과는 계약 기간 4년, 총액 69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175억원의 거액을 투자했다.
최정은 올 시즌 홈런 29개, 타율 0.292, 99타점, 86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선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2타수 무안타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또 있다. 이재원은 홈런 12개, 타율 0.268을 기록했다. 지난해 17홈런, 타율 0.329와는 격차가 너무 컸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선 13타수 1안타를 쳤다. 두 거액 FA선수의 부진 속에 SK의 한국시리즈행은 좌절됐다.
한화 이글스도 실패 구단에 가깝다. 2+1년, 26억원의 계약을 맺은 이용규(34)는 사상 초유의 항명 사태로 무기한 출장정지 제재를 받다 최근에서야 징계가 풀렸다. 계약 기간 2년, 총액 16억원의 송광민(36)은 홈런 7개, 타율 0.264에 그쳤다. 1+1년 총액 5억원의 계약을 맺은 최진행(34)의 성적은 더욱 나쁘다.
키움 히어로즈도 FA 투자 성적이 좋지 못하다. 이보근과 3+1년, 총액 19억원에 계약했다. 불펜 투수로서 19경기 출전에 그쳤다. 2패3홀드, 평균자책점 9.72를 기록했다.
KT 위즈는 박경수(35)와 계약 기간 3년, 총액 26억원에 계약했다. 금민철(33)과는 계약기간 2년, 총액 7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금민철은 올 시즌 14경기에 나와 1승4패, 평균자책점 5.05에 머물렀다. 박경수도 10홈런, 104안타, 타율 0.247에 그쳤다.
반면 뿌린 만큼 거둔 구단도 있다.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FA시장 최대어였던 양의지(32)를 무려 125억원에 영입했다. 오버 페이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타율 0.354로 타격왕에 올랐다. 장타율과 출루율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젊은 투수들을 이끌며 꼴찌 NC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NC의 또다른 투자처였던 모창민(34)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쳐줬다. 계약 기간 3년, 총액 20억원의 계약을 맺은 모창민은 타율 0.305, 홈런 10개로 중심타선 역할을 했다. 두 선수를 합쳐 145억원의 투자금은 모두 건진 NC 구단이다.
삼성 라이온즈도 FA투자 성공 구단으로 분류된다. 베테랑 투수 윤성환(38)과는 단년 계약을 맺었다. 연봉 4억원, 옵션 6억원 등 총액 10억원이다. 올 시즌 8승을 거두면서 삼성 마운드의 버팀목이 됐다.
삼성 2루수 김상수(29)도 계약 기간 3년, 총액 18억원이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붙잡았다. 127안타, 홈런 5개, 타율 0.271의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LG 트윈스의 FA의 활약이 극과 극이 됐다. 올 시즌 가장 늦게 계약한 김민성(31)은 94안타, 홈런 8개, 타율 0.260을 기록했다. 실책은 6개였다. 취약 포지션이었던 3루수 자리를 훌륭히 메꿔냈다. 계약 기간 3년, 총액 18억원이라는 저가 투자를 통해서다.
반면 박용택(40)은 저조했다. 계약 기간 2년, 총액 25억의 계약을 맺은 박용택은 올 시즌 절반을 2군에서 보냈다. 55안타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롯데 자이언츠는 유일한 내부 FA였던 노경은(34)과 협상에 실패했다. 그러면서 선발진이 흔들렸다. 노경은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다. 꼴찌 추락을 맛봐야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