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한국당 만화 비판 “아직도 옛날 버릇 못 고쳐”

입력 2019-10-28 19:09
정청래 페이스북 캡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조롱 논란에 휩싸인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 한나라당은 환생경제라는 연극을 통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악담을 퍼부었다”며 “오늘 또다시 그 버릇을 못 고치고 문 대통령을 향한 인격 모독을 자행했다. 당신들이 조롱하는 것만큼 국민은 후안무치한 행동에 혹독한 회초리를 들 것이다”라고 적었다.

정 전 의원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한국당은 제2의 환생경제 사태를 책임지고 황 대표는 즉각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며 “당신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나”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이 언급한 ‘환생경제’는 한나라당이 2004년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해 직접 제작·시연한 연극이다. 나경원 원내대표, 정병국 의원, 이혜훈 의원, 심재철 의원 등이 직접 연기했다. 정치풍자를 표방했지만 노 대통령을 지나치게 희화화하고 그를 향한 욕설 대사가 등장해 여론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진보 인사로 분류되는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유한국당이 똥오줌을 못 가린다”며 “시민은 정치인과 대통령을 조롱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인끼리, 특히 정당끼리는 혐오감을 주거나 명예훼손을 하는 조롱은 금기”라고 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역시 이날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청와대 입장을 논의하거나 의견을 모으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치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하는 모습은 희망과 상생, 협치의 모습이다”라며 “상대를 깎아내리고 자신을 드높이려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것인지,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에게 어울리는 정치인지 (묻고 싶다)”라고 지적했다.

오른소리 유튜브 캡쳐

앞서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는 ‘양치기 소년 조국’과 ‘벌거벗은 임금님’ 애니메이션 두 편을 공개했다.

‘벌거벗은 임금님’ 편에서는 문 대통령으로 보이는 캐릭터가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나온다. 극중 임금님이 간신들이 가져온 ‘안보 자켓’ ‘경제 바지’ ‘인사 넥타이’를 매고 즉위식에 섰지만 실제로는 벌거벗은 상태였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문 대통령으로 보이는 등장인물은 조 전 장관이 경찰 앞에서 수갑을 찬 모습을 보고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고 말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할아버지가 “문재앙”이라며 문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도 나온다.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며 “천인공노할 내용을 소재로 만화 동영상을 만들어 과연 누구에게 보여주겠다는 것인지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