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단체가 아이치현에서 혐한 전시회를 개최했다. 아이치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다가 극우단체의 항의에 전시를 강제 중단하는 등 논란이 일었던 아이치현 트리엔날레가 열려던 지역이다.
아사히신문은 28일 아이치현 나고야(名古屋)시에 위치한 전시회장 ‘윌아이치’에서 전날 ‘일본인을 위한 예술제 아이치 트리카에나하레 2019-표현의 자유전’이 열렸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불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전시됐는가 하면 ‘범죄는 언제나 조선인’ 등 혐한 내용이 적힌 카드 등 재일 한국인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내용들로 이뤄졌다.
혐한 전시회를 주최한 것은 일본의 대표적인 혐한단체인 ‘재일(在日)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이하 재특회)의 전 회장인 사쿠라이 마코토가 대표를 맡고 있는 극우정당 일본제일당이다. 사쿠라이 대표는 이번 전시회에서 흰색 저고리에 검정색 치마를 입고 소녀상을 조롱하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아사히신문은 전시회장인 윌아이치를 포함해 아이치현의 각 시설 이용 조항에는 ‘부당한 차별적 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는 경우 전시를 불허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윌아이치 측은 시민들의 전시 중단 요구에도 불구하고 혐한 전시회를 지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혐한 전시회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항의도 거셌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항의에 참여했던 구마모토 다쿠야 변호사는 “이 전시는 완전한 차별 선동”이라며 “행정 측에서 (전시를) 중단시킬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행정 부작위’다. 아이치현은 조속히 정당한 처분을 해라”고 비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