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하지만, 일부 발언으로 비판’ KBS ‘시사 직격’ 입장

입력 2019-10-28 16:27
KBS 1TV ‘시사 직격’이 일본 편향적 내용을 방영했다는 비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시청자 지적에는 송구스럽다면서도 방송 내용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일부 발언이 부각돼 비판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1TV '시사직격'에서 구보타 루리코 산케이신문 해설위원이 말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시사 직격’ 제작진은 28일 오후 3시 홈페이지에 ‘시사 직격 제작진의 입장입니다’를 올리고 최근 불거진 일본 편향 방송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시청자의 매서운 지적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본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한일관계 문제를 있는 그대로 얘기해보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보타 루리코 산케이신문 해설위원의 ‘문재인씨’ 발언에 대해 제작진은 일본에서는 ‘~씨’라는 표현이 격식을 갖춘 존칭어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아베 총리를 지칭할 때도 출연자 모두 ‘~씨’라는 표현을 총리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했다”면서 “산케이 신문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을 함부로 언급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적었다. 이어 “다만 제작진이 자막을 사용함에 있어 국민 정서를 더 고려하여 신중하지 사용하지 못해 불쾌감을 드린 점은 아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구보타 위원은 지난 25일 방송에서 “한일 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한 원인은 문재인씨의 역사관 때문”이라면서 “문 정권은 친일의 뿌리를 가진 박근혜가 해온 일을 외교적 실패로 규정하고 그걸 무너뜨리고 바로잡으려고 한다. 반일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신념은 바뀔 리가 없다. 그런 신념이 있는 한 한일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산케이신문 기자를 패널로 선정한 것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작진은 “산케이신문은 아베 정권과 같은 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한일관계에 대한 아베 정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서는 산케이신문과 같은 보수우익 매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선우정 조선일보 부국장 겸 사회부장이 강제동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비판한 것 또한 방송에서 한겨레 기자가 재반박했으니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작진은 “강제동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조선일보 기자의 비판이 있었지만 곧 이어 한겨레 (길윤형) 기자는 ‘정의로운 판결’이라고 재반박한다. 아시히신문 기자(나카노 아키라 아사히신문 논설위원)는 일본이 사죄하고 배상할 기회를 놓쳤다며 안타까워했고 MC 임재성 변호사는 한일청구권 협정에 ‘사과’가 빠져있음을 강하게 지적한다”고 항변했다. 다만 “50분이라는 편성 시간으로 충분한 공방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한겨레신문 기자와 아사히신문 기자의 반론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썼다.

제작진은 방송의 일부가 캡처되는 등 일부 발언으로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제작진은 “전체 프로그램을 보면 조금 이해가 넓어지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애초의 기획의도와 다르게 논란을 일으키고 시청자 여러분께 불쾌감을 드린 부분에 대해 뼈아프레 받아들이며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적고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