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 대통령 풍자한 한국당 만화 두고 “희망의 정치 성찰해야” 비판

입력 2019-10-28 15:39

청와대는 28일 자유한국당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한 것을 두고 “상대를 깎아내림으로 자신을 드높이려고 하는 것이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어울리는 정치 행태인지 묻고싶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국민들에게 정치의 희망을 보여주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성찰들이 지금은 더 우선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국당은 공식 유튜브 계정에 ‘양치기 소년 조국’과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 두 편을 올렸다. 이중 ‘오른소리 가족-벌거벗은 임금님’ 편에는 문 대통령으로 보이는 캐릭터가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나온다. 내용 구성은 안데르센이 쓴 동명의 원작과 비슷하다. 작중 임금님이 간신들이 가져온 ‘안보 자켓’, ‘경제 바지’, ‘인사 넥타이’를 매고 즉위식에 섰지만 실제로 벌거벗은 상태였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문 대통령이 야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측근들에 둘러싸여, 정책 노선을 바꾸지 않는다는 한국당의 주장과 결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을 닮은 캐릭터가 속옷만 입고 등장하는 데다 일부 막말에 가까운 대사들이 영상에 담겨있어 논란이 됐다. “신나게 나라 망치더니 드디어 미쳐버렸군”, “나라가 아무리 어려워도 옷도 입을 줄 모르는 멍청이를 임금으로 둘 수 없지”, “끊이지 않는 재앙, 문.재.앙” 등의 극 중 대사는 문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찰차 앞에서 수갑을 찬 채 등장하는 모습도 논란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장면에서 임금은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고 말하기도 한다.

고 대변인은 “정치가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모습은 희망의 모습, 상생의 모습, 협치의 모습”이라며 “그것은 (청와대) 뿐 아니라 여야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