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실업자는 경단·해고로 발생”…2013년 30만→2018년 50만명

입력 2019-10-28 15:16
구인 정보를 보고 있는 여성. 연합뉴스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 수가 2013년 30만명에서 지난해 50만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경단자’(경력단절자)나 해고자 등이 장기실업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조사국의 오삼일 과장과 박동훈·강달현 조사역은 28일 한은(BOK) 이슈노트에 실린 ‘실업자의 이질성 분석-구직기간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조사를 토대로 이처럼 분석했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3년까지 30만명 안팎에 머물던 장기실업자는 지난해 50만명 수준으로까지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장기실업자 증가 배경에 대해 “2013∼2015년 중 장기실업자가 많이 유입된 데다 실업자의 취직 확률이 추세적으로 낮아진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9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9월 기준으로 고용률은 23년 만에 가장 높았고, 실업률은 5년 만에 제일 낮았지만 장기실업자는 증가 추세다. 연합뉴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장기실업자는 월평균 11만5000명, 단기실업자(구직기간 2개월 이하)는 월평균 24만5000명이 유입됐다. 단기실업자의 취업확률은 평균 53.0%인 반면, 장기실업자의 취업확률은 33.4%에 머문 것으로 추정됐다.

장기실업자는 월평균 유입 규모가 단기실업자보다 작지만, 취직확률(1개월 이내에 실업에서 벗어날 확률)이 더 낮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그 숫자가 노동시장에 누적해 증가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또 실업률과 물가상승률과의 관계(필립스 곡선)를 토대로 모형을 분석한 결과 장기실업자 증가가 경기적 요인보다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노동시장에 재진입(재취업)하려는 사람이나 해고에 의해 실업자가 된 이들이 장기실업자가 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즉 ‘경단자’(경력단절자)나 해고자가 장기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