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초선 발(發)’ 쇄신론이 분출되고 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표창원 의원이 촉발한 논의로 이해찬 대표 등 당내 ‘친문(친문재인)’ 진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조국 사태’로 정부여당 지지율이 폭락한 데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 의원과 표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와 면담했다. 이들은 ‘혁신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당이 쇄신·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20·30세대 젊은층의 호응을 더 받는 정당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표 의원은 “자유롭게 바른말, 옳은말을 하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혁신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대표도) 이에 동의하셨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쇄신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당내에서 아무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누적된 불만이다. 특히 당내 확고한 ‘친문계’가 불만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불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과 표 의원 모두 ‘비문(비문재인)’에 가깝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문 핵심인 윤호중 사무총장을 총선기획단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의견들이 아직은 이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 요구로 번지지는 않고 있다. 지지율이 30%대를 유지하는 만큼 ‘비대위 체제’를 논할 때는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당내 갈등으로 ‘자멸’한 사례도 경각심을 주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위기를 ‘전화위복’ 삼아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국가보안법 폐지 등 정치적 이슈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백혜련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거 “비판적인 목소리와 자성이 함께 어우러져 건전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열린우리당 시절에 이런 목소리가 당을 파괴하는 현상으로 나간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경계하는 부분은 지금도 여전히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 지도부가 쇄신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지지율이 정체할 경우 지도부 퇴진 요구까지 제기될 수 있다. 총선이 임박할수록 당내 의원들의 조바심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과 표 의원은 이 대표가 두 사람의 요구에 공감과 동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가 당직개편 등 일각의 요구에 대해 대책을 내놓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의원들의 요구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공론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선의원 모임에서는 당 지도부에 대한 고언을 의총에서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