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 의원들에게 “익명으로 인터뷰하지 말고 책임 있게 의총에서 당당하게 얘기하라”고 당부했다. 당 중진들을 향해서는 “지혜를 내달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서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 질서 있는 퇴장, 질서 있는 국면 전환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8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 출연해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분위기부터 전했다. 그는 “의총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관련된) 계엄령 검토 문건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한 당의 후속 조치를 논의하지 않았다”며 “결국에 떠드는 사람들이 다시 또 나갔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박용진, 이철희, 조응천, 김해영뿐이에요?”라고 묻자 박 의원은 “음, 그렇게 됐죠”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책임 있는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지난 금요일 의총에서 이야기가 너무 없었다. 그런데 주말에 기자들에게는 당을 향한 불만을 토로하더라. 조금 당황스러웠다”며 “첫째, 익명을 전제로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은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으로 적절하지 않다. 의총 열렸을 때 침묵하는 방식으로 가게 되면 당이 골병들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초선의원들께서도 여러 의견이 있으면 의총에서 가감 없이 말씀해달라. 그래야 내부분란 없이 함께 의견을 모아나갈 수 있다”며 “의원들이 용기를 내시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박 의원은 당 중진들의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두 번째, 경험도 많고 생각도 깊을 중진의원들도 이제는 말씀을 주셨으면 좋겠다. 국민에게 많은 기대를 받았던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해주셨으면 고맙겠다”고 했다.
다만 박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된 ‘지도부 책임론’엔 반대했다. 그는 “초선의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어봤을 때 민생과 경제로 국면을 전환하고, 이슈 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많이 한다. 하지만 이철희 의원처럼 지도부 책임론을 주장한 건 소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권당이 조국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만 빠져 있을 때, 경제성적이 잘 안 나오게 되면 총선 앞두고 밀어닥칠 국민적인 충격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의총에서 질문했다”며 “이와 관련해서 지도부가 책임 있게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대안 없이 지도부 책임론을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질서 있는 퇴장, 질서 있는 국면전환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지도부가 반기를 든 박용진·조응천·금태섭의 지역구에 전략 공천을 한다는 관측이 있다”는 한 언론사의 보도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2016년 ‘새누리당 공천 파동’을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은 그렇지 않다. 당내에서 충분히 소통하고 비판할 수 있다. 이해찬 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청와대는 특히 비판 목소리를 높인 의원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런 기사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