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2승으로 최다승 타이기록을 달성했다. 앞으로 1승만 더하면 단독 최다승 보유자로 골프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우즈는 28일 일본 지바현 인자이 아코디아 골프 나라시노 컨트리클럽(파70·741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조조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악천후로 순연된 일정 탓에 닷새째로 넘어온 이 대회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1타로 우승했다.
우즈의 통산 82번째 우승. 2002년 사망한 샘 스니드(미국)가 생전에 이룬 투어 최다승에 도달했다. 우즈는 프로 경력 24년째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우즈가 지금까지 누적한 우승 기록 중 15승은 메이저 타이틀이다.
우즈는 1996년 PGA에 입회했다. 그해 10월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고,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1997년 4월 사상 최연소 마스터스 챔피언에 올랐다. 이로부터 두 달 뒤 만 21세 5개월 16일의 나이로 투어 사상 최연소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 PGA 투어는 그야말로 우즈의 독무대였다.
암흑기는 2009년 11월 불륜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찾아왔다. 그해 12월 중단했던 골프를 4개월 뒤에 다시 시작했을 때 언론과 갤러리의 시선은 냉랭했다. 간간히 쌓던 승수마저 2013년 4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을 마지막으로 5년간 넘게 전해지지 않았다. 2014년에는 19년간 개근한 마스터스를 불참할 정도로 심각한 허리 부상이 찾아왔다.
그렇게 4년을 침묵 속에서 보내고 40대 중반에 접어든 지난해 9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4월 마스터스 우승을 다시 탈환하고 지난 8월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았지만, 일본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PGA 투어 신생 대회 조조 챔피언십 우승으로 건재한 기량을 과시했다.
4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출발한 우즈는 12번 홀(파4)에서 보기를 치고, 13번 홀(파3)에서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며 다소 흔들린 듯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14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고 버디 퍼트로 마무리해 1타를 줄인 뒤 18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했다.
안방 관중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우즈를 마지막까지 추격했던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우즈에게 3타 차이로 밀린 최종 합계 16언더파 264타로 준우승했다. 지난 시즌 PGA 신인왕 임성재는 막판 추격을 펼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