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이제 그만 사퇴하라. 더이상 버티면 추해진다”는 쓴소리를 남겼다. 손학규 대표 사퇴를 촉구한 이준석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홍준표 전 대표의 이런 평가에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그의 정치 노마드 행각은 차치하고서라도 사퇴 약속을 수없이 하고도 지키지 않은 그의 잘못된 정치행보 때문”이라며 “선배들로부터 약속 정치를 배웠던 나도 국민과 한 약속대로 두 번이나 당 대표를 사퇴한 일이 있다”고 했다.
“2007년 1월 탈당을 앞두고 손학규 선배와 인사동 밥집에서 만나 5시간 동안 시국 의견을 주고 받으며 통음을 한 일이 있었다” “1999년 5월 야인때 워싱턴에서 이명박, 손학규선배와 함께 워싱턴 오리알 3인방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쌓아온 우정과 의리도 있었다” 등의 말로 두 사람의 인연을 언급했다.
“존경하는 정치인 중 한명이었기 때문에 그의 방황이 참으로 안타까워 나는 이인제 선배를 예로 들면서 탈당을 만류했다”며 “손학규 선배는 동반 탈당하자고 권유하는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전 대표는 “결국 손학규 선배는 홀로 탈당해 민주당으로 갔으나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지 못하고 정치 방랑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손학규 선배를 지금까지 단 한번도 비난한 일이 없다.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다시 바른미래당으로 전전할 때도 철새 정치인으로 비난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손학규 선배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며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돌아오시라. 그 사람의 평가는 말년의 정치 행보에서 결정된다. 더 이상 버티면 추해진다”고 덧붙였다.
훙준표 전 대표의 쓴소리에 이준석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안티의 안티는 친구인데 좀 기분이 묘하다”는 반응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또 손학규 대표가 임명한 문병호 최고위원이 이날 탈당을 선언한 일을 두고는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최근 손학규 대표의 당비 납부 의혹을 제기한 주인공이다.
한편,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홍준표 전 대표의 페이스북 발언에 대해 “추근(치근)대지마라. 가벼움과 막말의 화신 홍준표, 그의 망동(妄動)이 볼썽사납다”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할 사람이 손 대표에게 무슨 헛소리이냐”고 힐난했다.
이어 “남의 당 문제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홍 전 대표는 싸구려 오지랖꾼이 되기로 한 모양”이라며 “한국당이나 신경 쓰라”고 했다.
그러면서 “(손학규 대표에게)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돌아오라고 했느냐. (홍준표 전 대표는) 부디 사리분별만이라도 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돌아오라. 홍준표의 유통기한은 벌써 끝났다”고도 했다.
손학규 대표는 비당권파로부터 당비 대납 의혹을 받으며 사퇴를 요구받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