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가 첫 여성 총리 임명을 앞두고 있다.
벨기에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소피 윌메스(44) 예산부 장관을 차기 총리로 내정했다고 AFP, 블룸버그통신 등이 27일 보도했다. 윌메스는 필리페 벨기에 국왕의 임명을 거쳐 조만간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윌메스가 총리로 취임한다면 벨기에에서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윌메스는 샤를 미셸 현 총리가 유럽이사회(European Council) 상임의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후임으로 내정됐다. 샤를 미셸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윌메스가 차기 총리로 내정돼 필리페 왕에게 임명 제안될 것이라고 썼다. 미셸 총리는 도날드 투스크 의장의 후임으로 오는 12월 1일부터 유럽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한다. 미셸 총리는 늦어도 11월 1일에는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의사를 밝힌 상태였다.
윌메스는 이날 트위터에 “저는 이것(총리 내정)이 상징하는 책임을 알고 있다”며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장담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업무를 안정적으로 지속하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윌메스는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위원 출신으로 미셸 총리와 마찬가지로 남부 불어권 자유주의파인 ‘개혁운동’ 소속이다. 2014년 처음 정계에 입문해 장관직에 올랐다.
윌메스는 벨기에 정치권이 지난 5월 총선 이후 아직까지 연합정부를 조각하기 못하는 상황에서 협상이 계속되는 동안 임시정부의 총리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는 1년 6개월 이상 임시(caretaker)정부가 이끌고 있는 상황으로, 전쟁상태가 아닌 나라로서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양분됐고, 독일어를 사용하는 지역도 일부 있다. 벨기에 유권자들은 그들의 언어권에 따라 대표자를 선출하기 때문에 전국정당이 없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