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김해 상공에서 발생한 회항 사건과 관련해 “발생 과정을 철저히 분석해 안전운항 체계 업그레이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제주항공 측이 밝힌 회항 사건의 전모는 이렇다. 25일 오후 7시30분 김해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7C207편은 출발 5분 전 준비를 마쳤으나 항공기 항법고도 유지시스템 스위치 점검 사유가 발생했다. 문제 해결 및 서류 재작성을 마치고 안전점검 등에 따라 1시간13분 지연한 오후 8시43분 게이트를 출발해 7분 뒤 정상적으로 이륙했다.
하지만 이륙 9분 뒤인 오후 8시59분 자동조종장치 이상 신호가 재차 감지됐고 정상화 가능성 확인 등의 절차를 위해 김해 상공을 선회했다. 항공기 자동조종장치 이상 신호 시 기장이 직접 조종장치 조작으로 수동비행이 가능하긴 하지만 야간 비행 등 안전을 우선 고려해 회항을 결정했다. 회항 확정 후 객실에서는 승무원들이 비상시 탈출 요령 등에 대한 승객 안내를 진행했고 결국 오후 9시34분 김해공항에 다시 착륙했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들이 기내방송으로 비상착륙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탑승 중이던 184명의 승객들은 40분 이상 공포에 떨었다. 실내 등이 꺼지고 비상탈출에 대비해야 한다는 방송이 나오자 승객들이 놀라움과 두려움에 휩싸였다고 탑승객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내 조명이 갑자기 꺼졌다는 승객의 말을 인용한 보도가 있지만 결론적으로 조명이 갑자기 꺼진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조명을 어둡게 하는 것은 모든 이착륙 과정에 이뤄지는 필수절차이며 비상상황이 생길 경우 조명이 밝은 상태이면 어둠에 적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사전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예상치 못한 비상 상황에서도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잘 대응해주신 승객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제주항공은 이번 회항 사건과 관련해 “회항이 발생하게 된 과정을 철저히 분석해 아주 작은 것 하나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운항 체계 업그레이드 등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동조종장치 이상 신호에 따른 회항 결정과 비상착륙을 위한 시도는 오직 승객의 안전을 위한 고려”라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이번 비상상황 전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 조종사가 이상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김해 상공에서 체공하기로 한 판단이 적절했는지와 최근 항공기 정비 기록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승객을 공포에 떨게 한 비상착륙 기내방송이 적절한 것이었는지도 함께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