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맨에 나와 새삼 욕먹는 유니폼 강매 관행

입력 2019-10-27 14:13 수정 2019-10-27 16:08

방송인 장성규가 진행하는 직업 체험 소개 프로그램에서 의류 업계의 관행이 고스란히 노출돼 해당 업체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매장 판매 아르바이트생(알바)이나 직원에게 해당 브랜드의 옷을 직접 사서 입게 하는 이른바 ‘유니폼 강매’였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이 25일 공개한 영상에서 장성규는 국내의 한 스포츠 브랜드 매장에서 의류 매장 알바 체험을 했다. 채널 구독자 314만명에 달하는 워크맨 유튜브 채널은 JTBC 아나운서 출신 장성규가 다양한 직업을 직접 체험하고 해당 직종에 대한 희로애락을 가감 없이 공개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날 방송에서 장성규가 매장에서 일하기 위해 이 브랜드의 옷을 사 입어야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장성규는 “매장에서 일할 때 입는 브랜드 티셔츠를 그냥 주시느냐”고 물었고, 직원은 “일당에서 제한다”고 했다. 직원은 이어 “50%의 직원 할인이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신발까지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신어야 한다는 말에 장성규는 가장 싼 슬리퍼에, 발가락이 보이지 않기 위해 양말을 골라 사기도 했다.


이날 장성규는 시간당 8350원, 6시간을 일해 5만원 가량을 벌었다. 그러나 일을 하기 위해 반드시 사야 했던 티셔츠 등 때문에 6만7000원 가량을 써서, 일하고도 되레 17000원의 돈을 써야 했다. 직업 체험을 마친 뒤 자신이 입고 신은 제품을 환불하는 장면을 익살스럽게 그렸지만, 알바 경험이 있었던 많은 네티즌들은 이를 보고 웃지만은 못하겠다고 반응했다. 영상에 달린 7000여개의 댓글 중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죄다 알바에게 강매한 것이나 다름없는 유니폼에 대한 비판이었다. 한 네티즌은 “직원이 밖에서 유니폼을 입을 것이 걱정된다면 스태프라고 적은 뒤 지급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아무리 관행이라도 불합리하다면 하루 속히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많은 의류 매장에서는 직원이 해당 브랜드의 옷을 사 입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관행으로 여겨져 왔다. 유니폼 강매가 화두가 되자, 일부 업체는 직원에게 몇 벌의 옷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주 5일을 일해야 해서 결국 추가로 옷을 사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자율복장이나 유니폼을 제공하는 업체가 있지만 많지 않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