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웰 미 차관보, 일본서 “지소미아 한국에도 유익”

입력 2019-10-27 13:38 수정 2019-10-27 16:37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 7월 1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장관을 예방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일 중인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한국에도 유익하다며 한국 정부의 종료 결정을 재고하도록 요청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스틸웰 차관보는 26일 일본 도쿄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는) 미국에도 일본에도, 그리고 한국에도 유익하다”고 말했다고 일본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그는 “한·일 양측에 두 국가 간 마찰 해소를 위해서 재촉했다”며 “양국이 한층 폭넓은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보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스틸웰 차관보가 일본에는 한국에 대한 관계 개선을, 한국에는 파기 재검토를 촉구할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달 초 북한이 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 이후 대응을 양국 간 지소미아가 작동된 사례로 꼽았다. 하지만 당시 어떤 형태로 한·일 간에 정보공유가 이뤄졌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비핵화를 위해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다”며 “일본에 대한 북한 위협을 강하게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8월 22일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안보상의 문제라며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안보상 수출심사 우대 국가)에서 제외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다만 지소미아는 1년 단위 협정에 따라 오는 11월22일까지는 유효하다. 2016년 11월 체결된 지소미아는 기존의 한·미, 미·일 협력에 한·일 축까지 더해 북한 비핵화 등에 대응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을 공고히 하는 의미가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지소미아 종료 시 2014년 체결된 한·미·일 방위기밀정보공유 각서를 근거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정보공유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유효하지 않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일본경제연구센터와 일본국제문제연구소가 매년 미·일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를 초청해 국제문제를 다루는 정책포럼인 제6차 후지산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이달 27일부터 30일까지 미얀마,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뒤 태국을 거쳐 다음 달 5일 방한할 예정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