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맨 쓰면 당신 탄핵 당할 것” 11개월 전 트럼프를 향한 ‘예언’

입력 2019-10-27 10:28
[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2019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탠리컵 우승팀인 세인트루이스 블루스 하키팀 초청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 연말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예스맨(yes man)’을 쓰지 말라고 충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스맨을 쓰면 탄핵당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켈리 전 비서실장이 고언을 한지 1년도 안 돼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하원으로부터 탄핵 조사를 받고 있다.

미 언론 워싱턴이그재미너에 따르면 켈리 전 비서실장은 26일(현지시간) 이 매체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해 백악관을 떠나기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충고에 대해 언급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내 자리를 대신할 누군가를 찾는 중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에게) ‘뭘 하든 간에 예스맨을 쓰지 마라.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 사람 말이다. 그러면 탄핵당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게 거의 11개월 전”이라며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는 게 고통스럽다. 왜냐면 내가 그 자리에 여전히 있거나 나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트럼프 대통령)는 엉망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켈리 전 백악관 대통령 비서실장 2017. 7. 31.[AP/뉴시스]

그러면서 “누군가는 (대통령에게) 권한이 있다거나 혹은 없다고, 아니면 ‘대통령님,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하는 안내자가 돼야 한다”며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단한 생각이십니다, 대통령님’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쓰지 말아야 한다. 탄핵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정보를 숙지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분명히 없다”며 “나는 내가 (백악관을) 떠난 걸 유감으로 여긴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당신이 트럼프를 좋아하든 아니든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라며 “뒤에서 ‘대통령님, 틀렸습니다’라고 말해주게 다른 어떤 것보다 비서실장의 일인데, (대통령은) 보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의 언급은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멀베이니 대행은 정부 이민 정책 등 강경 드라이브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예측불가로 여겨졌던 트럼프 대통령 곁에서 균형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과 함께 ‘어른들의 축’으로 불렸다. 그러나 정치적 수완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 연말 자리에서 물러났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