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말까지 청계천로 양방향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구축해 광화문에서 강남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할 수 있게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7월 콜롬비아에서 자전거 전용도로 네트워크(CRT)로 대표되는 ‘사람 중심의 자전거 혁명’을 선언한 이후 사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CRT는 간선‧지선망을 통해 서울 전역을 단절 없이 연결하는 ‘자전거 전용도로망’이다.
서울시는 오는 2020년 말까지 청계천을 사이에 둔 청계천로 양방향에 총 11㎞ 길이 자전거 전용도로를 조성한다고 27일 밝혔다. ‘청계광장’~동대문구 ‘고산자교’(2호선 용두역 인근)에 이르는 직선구간이다. 이를 시작으로 서울을 사통팔달 연결하는 자전거전용도로망이 구축된다.
청계천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완성되면 청계천~고산자교~중랑천~한강~강남이 단절없이 연결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시 외곽에서 도심으로 자전거 출퇴근이 활성화되고 외국 관광객들의 도심 라이딩 코스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기존 차도와 보도를 축소하지 않는 대신 데크나 발코니를 설치하거나 도로 간 단차를 활용하는 등 총 4가지 설치유형을 맞춤형으로 개발‧도입한다. 차도 옆 일부 공간을 자전거에 할애하는 불안한 더부살이가 아닌 차량과 완전히 분리돼 연속성, 안전성, 독립성을 보장한다.
현재 청계천로 일부 구간에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 우선도로가 설치돼 있지만 차도와 자전거도로가 분리되지 않아 차량통행, 무단 주정차 등으로 자전거 운전자들의 불편함이 있었다. 또 협소한 보도 폭과 가로수 등으로 사실상 보도 기능을 상실했거나 주변상가의 조업활동 등으로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계천로 자전거 전용도로에 맞춤형으로 적용할 4개 유형은 단차분리형, 자전거‧보행자 겸용형, 데크 확장형, 발코니 확장형이다. 현재 청계천변의 각 구간별 도로 여건을 고려해 선택적으로 적용한다. 예컨대 주변상가의 조업공간이나 가로수 때문에 보행이 불편한 구간은 청계천 쪽으로 데크를 설치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상인까지 모두의 편의를 높이는 식이다.
서울시는 청계천로를 시작으로 서울 전역에 방사형 간선망과 순환형 지선망을 연계한 CRT를 서울 전역에 구축한다. 이를 위한 기본계획(안)을 내년 수립한다는 목표로 현재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 중이다. 시는 용역을 통해 도심 핵심 간선도로망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실효성 높은 CRT 노선위치, 설치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새롭게 구축되는 자전거도로는 차도와 보도에서 완전 분리된 형태로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공간 확보에 한계가 있는 도로나 교량 구간 등에는 ‘입체형’ 자전거도로(캐노피형, 튜브형 등)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교량 위 자전거도로에서 한강 자전거도로로 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이를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도 조성한다.
박원순 시장은 “그동안 도심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로여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한강 중심의 레저용으로만 이용돼 왔다”며 “내년 청계천로를 시작으로 서울을 사통팔달로 연결하는 자전거 전용도로망을 구축해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의 즐거움과 사람 중심의 서울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