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헌고 학생들 “외부 개입 멈춰주세요. 스스로 해결할게요”

입력 2019-10-25 17:55
친여 정치 성향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하는 서울 관악구 인헌고 학생들이 지난 23일 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현규 기자

‘정치 교사’ 논란에 휩싸인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학생들이 입장문을 내고 외부 단체의 개입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학생들은 학교 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인헌고 학생 393명 일동은 25일 인헌고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인헌고 대의원회와 학급자치회의를 거쳐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헌고 학생들은 학교 문제에 대한 외부 단체의 개입과 학교 주변 시위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학생들 스스로가 학교와 관련된 왜곡된 허위 정보를 퍼뜨리지 않도록 하고, 학생 간 이견에 대해서는 감정적인 대립을 자제하겠다고 했다. 또 “학교 내의 문제는 공개토론회 등 학생자치 노력으로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25일 인헌고등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학생들의 입장문. 인헌고 홈페이지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인헌고 대의원회와 학급자치회의에 전체 학생 530명 중 437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1학년은 168명이 참석해 155명이, 2학년은 153명 중 137명이 회의 내용에 동의했다. 3학년은 116명 중 101명이 입장문에 찬성했다. 3학년 학생들은 입시 준비로 인해 상대적으로 참여가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헌고는 일부 교사로부터 친여 정치 성향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하는 학생 모임인 학생수호연대(학수연)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학교 측은 별도 공간에서 학수연 측의 입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3일 20명의 조사단을 꾸려 인헌고 특별장학을 실시한 바 있다. 교육청은 인헌고 전체 학생을 상대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현재 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교육청은 특별장학 결과에 따라 필요할 경우 인헌고 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