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6개월인 아만다(37·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세 아이와 함께 영국 첼트넘에서 노팅엄으로 가는 열차에 탑승했다. 미리 예매해둔 좌석에는 어떤 노부부가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아만다는 기차표를 보여주며 자신이 예약한 자리라고 설명했으나 노부부는 모르는 척 끝내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노부부의 반대편 좌석에 세 아이를 끼어 앉히고 선 채로 가야 했다.
화가 난 아만다는 노부부의 모습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고 “기차를 타는 동안 아이들이 학교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특별히 테이블이 있는 좌석을 예매했는데, 이미 앉아있던 노부부가 자리를 옮기길 거부했다”며 “이럴 경우에도 노인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양보해야 하는가”라고 폭로했다.
“노약자를 보면 늘 먼저 자리를 양보하곤 했다”는 그녀는 “노부부가 뻔뻔하게 나오지만 않았어도 이번에도 자리를 양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세 아이와 가방을 멘 임신부가 기차여행을 위해 예약을 했으나 기성세대의 특권 의식에 무너졌다”라고 덧붙였다.
그녀의 글은 5000회 이상 공유되며 화제에 올랐다. 영국 시민들은 “뻔뻔하다” “학교에서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그것이 권리는 아니다” 등 노부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번 사건을 보도한 영국 더 선에 따르면, 아만다는 지켜보던 한 남성이 자신의 좌석에 앉으라고 제안하기도 했으나 그녀는 “예약한 좌석에 앉겠다”며 거절했다. 이후 열차의 차장이 아만다와 아이들을 기차에 남은 일등석으로 안내하면서 상황은 정리됐다.
해당 열차 회사는 더 선에 “지정석이 아닐 경우 나머지 빈자리에 앉을 수 있으나, 해당 좌석은 예약석임에도 앉은 승객 때문에 불편이 생겨 유감이다”라며 “열차 좌석 예약과 같은 규칙을 따르는 사람들에 의해 문화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