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엔 ‘오류동역 여고생 열차사고의 진실을 말합니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오류동역 열차사고의 유가족이라 밝힌 청원자는 “지난 10월 19일 20시59분경에 일어난 여고생 사망사고의 진실을 말하려고 한다”며 “댓글에 오해가 많은 것 같아서 정확한 사고원인을 알려드리고자 작성한 글”이라 밝혔다.
앞서 20일 소방당국은 전날 오류역에서 고등학생 권모(16)양이 선로로 ‘뛰어내렸다’는 신고를 받고 오후 9시5분쯤 출동했지만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다수의 언론이 오류동역에 스크린 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권양의 사망을 투신 사고처럼 보도했다. 이 때문에 권양 사망 사고 기사에는 “기관사의 트라우마는 누가 책임질 것이냐” “기차에 뛰어내리는 것은 범죄행위다” 등 권양의 투신 행위를 비난하는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 .
하지만 유가족 청원글에 따르면, 사고 당시 권양은 승강장에 있다가 선로에서 뛰어내린 게 아니다. 유가족은 권양이 오류동역 승강장으로 바로 들어간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역 근처를 거닐다가 렌터카 주차장 안으로 들어갔고 주차장과 이어진 화물기차 하역장 선로에 진입했다. 어두운 밤이라서 권양은 선로 건너 편 불빛이 보이는 승강장쪽으로 이동했고 오류동역 인천행 급행열차 통과구간에서 승강장으로 올라가려다가 달려오는 열차를 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했다.
유가족은 “(권양) 사고 후 지금도 렌트카 주차장 문은 여전히 열려있고,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으며, 어떠한 제지도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류동역 옆에 있는 한 렌터카 업체의 주자창과 열차 선로 사이엔 경계벽이 없다. 렌터카 업체로 들어가는 허리 높이의 미닫이 철문만 통과하면 선로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선로 진입을 막는 별도의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차를 빌리러 오는 손님들 역시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해당 렌터카 업체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열차 선로로 통하는 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밤 늦게 문이 열려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렌터카 특성상 차를 늦게 반납하는 손님이 많다”면서 “차가 드나들어야 하는데 문을 닫아놓고 있을 순 없지 않냐. 대신 ‘관계자 외 출입금지’ 문구를 붙여놨다”고 답했다. 이어 “사고 당시에도 영업중이라 문이 열려있었고, 사무실 불도 켜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교통부 특별사법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렌터카 입구와 사고지점은 선로를 몇개 건너야 할 정도로 떨어져 있어 사고 경위에 대해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