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호놀룰루에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회의 이틀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군 포사격훈련 참관 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방위비 인상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이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한미 동맹을 강조하고 나아가 방위비 협상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전방지역 훈련장에서 실시된 한국군 포병부대 실사격훈련을 참관했다고 주한미군사령부가 25일 밝혔다. 이번 실사격훈련은 지난 23일 한국군 제5포병여단 주관으로 경기도 포천에 있는 미 8군 사격장인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에서 이뤄졌다.
에이브럼스 사령관, 최병혁 연합사 부사령관, 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이상 대장) 등 한미 군 고위 인사들이 훈련을 참관했다. 대장 3명이 한자리에 앉아 실사격훈련을 지켜본 것은 최근 들어 이례적인 일이다. 미측은 작년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전방지역에서 실시된 훈련 장면이나 사령관의 훈련 참관 사진 등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했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실시된 대한민국 제5 포병여단의 실사격 훈련을 참관했다”면서 “한미동맹은 철통같으며 대한민국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한민국 파트너와 날마다 어깨를 맞대며 계속해서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행보다. 이는 방위비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행보다. 한국과 미국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호놀룰루에서 내년 이후 적용할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2차 회의 이틀째 일정에 들어갔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협상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국이 부담할 방위비 분담금 규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에도 오전 10시∼오후 5시30분 2차 회의 첫날 일정을 진행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1차 회의에서 탐색전을 마친 한미는 이번 회의에서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대폭 인상 요구로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직간접적인 주한미군 운용비용이 연간 50억달러(6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에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50억 달러는 주한미군 인건비와 전략자산(무기) 전개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액수로, 한국이 이 돈까지 부담하려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까지 개정해야 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방위비 협상은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10차에 걸쳐서 우리가 유지해 온 SMA 틀 안에서 해야 된다”고 말해 항목 추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1조389억원이다. 제10차 SMA 협정문의 유효기간은 올해까지로, 원칙적으로 연내에 협상이 마무리돼야 내년부터 11차 협정문을 적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미국의 방위비 인상 요구가 과도하다는 여론이 강하다. 대학생들이 이런 취지로 주한 대사관저를 월담해 기습 시위를 했고 민중당이 같은 내용을 기자회견을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