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11.1%확률 잡아라’ 2연패 뒤 우승 단 2회…피해자 두산

입력 2019-10-25 10:16

‘11.1%의 확률을 잡아야 한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2연패에 몰린 키움 히어로즈에 떨어져 있는 특명이다.

키움은 지난 22일과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모두 졌다. 두 차례 모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기에 충격이 더욱 크다. 특히 23일 2차전에 5-3으로 앞서 있다가 9회에만 3점을 내준 게 너무 뼈아프다.

그러나 아직 확률은 남아 있다. 1982년부터 시작된 한국시리즈는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우승으로 열리지 않은 1985년을 제외하고 36차례 개최됐다. 7번의 승부 중 4번을 먼저 이기면 되는 시리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한 팀이 1, 2차전을 모두 진 경우는 18차례가 있었다. 이 중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단 두번 뿐이다. 나머지 16번은 모두 1, 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2연패팀의 역전 우승 확률이 11.1%인 것이다.

키움에게 희망을 주는 포인트는 또 있다. 1,2차전을 모두 이기고도 우승컵을 들지 못한 팀이 두산이라는 점이다. 두 번 모두 두산이다.

2007년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SK는 1, 2차전을 모두 두산에 내줬다. 그러나 잠실 원정으로 치른 3~5차전을 모두 승리로 이끈 뒤 홈에서 열린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SK의 창단 첫 우승이었다. 반대로 두산은 2연승을 먼저 거두고도 우승컵을 들지 못한 첫 번째 팀이 됐다.

두산의 아픔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3년이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1, 2차전을 모두 두산에게 내줬다. 3차전을 승리로 이끌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4차전에서 또다시 패하면서 1승3패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그러나 5차전부터 내리 3연승을 달리며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3승1패, 3승을 거두며 파죽지세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젊은 패기의 승리였다.

키움은 앞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단 한번이다.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게 2승4패로 패했다. 두번째인 이번에도 한국시리즈가 주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경기 막판 불펜 투수들의 난조와 수비진의 실책이 이어지는 것이 그 증거다. 여기에 송성문이 더그아웃에서 상대 선수를 비난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부담감이 가중됐다.

키움이 반격에 나서기 위해선 우선 불펜진 재정비가 가장 시급하다. 조상우의 조기 투입보다는 경기를 끝마치는 마무리로 기용하는 것도 심각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젊은 야수들의 자신감 회복이다. 실책에 위축되기 보다는 공격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하다. 키움이 과연 반격에 성공해 11.1%의 확률을 키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