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화물 트럭 냉동컨테이너에서 발견된 시신 39구가 모두 중국인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에식스 경찰 등은 전날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주의 한 산업단지의 화물트럭에서 39구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시신은 여성 8명, 남성 31명이다.
에식스 경찰은 북아일랜드 출신의 25세 남성 트럭 운전자를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BBC는 에식스 경찰이 39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해당 트럭 운전자 모 로빈슨(25)을 24시간 더 심문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고도 전했다. 경찰은 간밤에 북아일랜드 지역 2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경찰은 살인 혐의 조사와 더불어 범죄조직이 인신매매 및 밀입국 등을 주선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국가범죄수사국(NCA)은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에식스 경찰에 요원들을 파견했다”며 “이번 죽음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조직범죄 그룹을 식별하고 대응하기 위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럭 운전자가 컨테이너에 사람들이 있는 것을 알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외신은 전했다.
벨기에 검찰은 컨테이너가 22일 오후 2시29분 제브뤼헤에 도착했으며, 이날 오후 항구를 떠나 영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컨테이너는 전날 오전 12시30분 부두에 도착했고 화물트럭이 1시5분에 이를 적재했다. 이어 1시40분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 등이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최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루 마리너 총경은 “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은 매우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규명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숨진 이들이 불법으로 영국에 들어오려다 숨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000년 6월에도 중국인 이민자 58명이 트럭 컨테이너에서 도버 해협을 건너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트럭 운전자는 이듬해 살인 혐의로 수감 생활을 했다고 BBC는 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