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 불안하게 만든 DNA… 기대 안 한 토끼풀, 창호지일 뿐”

입력 2019-10-24 17:59
화성 8차 진범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모씨(왼쪽)와 이춘재 사진.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가 경찰의 DNA 관련 브리핑 의미를 설명하며 “발견 가능성이 낮았고 기대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24일 페이스북에 “감정 대상인 창호지의 경우 사건 현장이 아닌 유사 수법의 절도 현장인 다른 지역에서 채취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며 “의미 있는 증거물은 30년 전 검찰에 보내졌고 이미 폐기된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범죄와 관련성이 없거나 부족해 보여 검찰에 보내지 않은 토끼풀, 창호지 등이 남아 있어서 감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화성 8차와 10차 사건 증거물에서 DNA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춘재뿐만 아니라 다른 남성의 DNA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피해자 DNA는 검출됐으나 타인의 DNA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준영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박 변호사는 “방금 (8차 사건 진범을 지목돼) 재심을 준비 중인 윤모씨에게서 전화가 왔다”며 “기자들로부터 DNA 관련 경찰 브리핑을 전해 듣고 벽에 부딪힌 게 아닌가 조금 불안해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재심을 진행한 사건 중 DNA가 남아 있는 사건은 한 건도 없었다”며 “물증이 없었지만 재심과 무죄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사건도 DNA가 나오지 않더라도, 그리고 자백한 이춘재가 번복하더라도 재심과 무죄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글 말미에는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를 언급하며 “매우 의미 있는 증거들을 수집하고 있다. 내달 1일 방송을 통해 확인해 달라”고 썼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