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인재영입 1호 표창원 “법사위에서의 하루하루는 지옥이었다”

입력 2019-10-24 17:20 수정 2019-10-24 19:08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 인재영입 1호 인사로 스카웃했던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같은 당 이철희 의원에 이어 초선 의원의 두 번째 불출마 선언이다. 여당발 불출마 러시가 가속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표 의원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불출마함으로써 사상 최악의 20대 국회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를 결심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상당히 오래 전부터 고민해 왔다. 마지막 국정감사가 끝나고 입장을 밝히려 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는 입장문을 발표하기 10여분 전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을 통해 알렸다고 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이 결심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영향이 있고, 최근 가장 힘든 사건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이 때문에 없던 불출마 생각이 생긴 것은 아니다”고 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표 의원은 “법사위에서의 하루하루는 지옥 같았다. 자유한국당 공격을 하나하나 대응하는 상황에서 스스로가 ‘내로남불’로 보이는 것도 힘들었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15일 같은 법사위 소속인 이철희 의원도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법사위는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검찰 개혁 법안 처리 등 여야가 최근 몇 달 간 극심하게 격돌했던 상임위다.

이들처럼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지역구 초선인 서형수 의원을 포함해 비례대표 초선인 김성수·제윤경·최운열·이용득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일찍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5선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원혜영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원 의원은 연말쯤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불출마도 출마도 국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성찰과 책임이라는 점에서 같다”며 “국회를 구성하는 한 주체로서 무력감에서 오는 괴로움이 있다. 민주당 초선 가운데 불출마가 많은 이유는 책임의식의 발로라고 봐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불출마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반면 한국당에서는 불출마 분위기조차 형성되지 않고 있다. 김무성 유민봉 윤상직 황영철 조훈현 의원 5명만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바 있다.

이가현 박재현 심우삼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