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현안 조기 해결 노력” 친서…아베, 열어보지 않고 “감사”

입력 2019-10-24 13:53 수정 2019-10-24 14:36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 총리는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21분간의 회담이 끝나기 전 청와대 문양이 새겨진 봉투에 담긴 한 장 분량 친서를 직접 건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친서 내용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가 아니다”며 “업무 이야기를 하는 서한이 아니라 비교적 간단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친서에는 한·일 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파트너임을 강조하면서,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서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나가자는 취지의 문구가 담겼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친서를 현장에서 열어보지는 않았으며, ‘친서를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뜻을 표했다고 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외교채널을 통해 지난 22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에게도 친서를 전달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즉위를 축하하면서 양국 관계에 대한 미래지향적 발전 희망하고, 레이와 시대를 맞아 일본 국민의 안녕과 번영 기원한다는 간략한 인사가 담겼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면담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회담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양국 최고위급 대화다. 애초 한국 정부에서는 ‘면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일본에서 ‘회담’으로 지칭키로 하면서 용어를 ‘회담’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회담은 당초 계획했던 11시를 넘겨 11시 12분에 시작했다. 10분 정도 예정됐었지만 이를 넘겨 21분 동안 진행돼 11시33분에 종료됐다. 이 총리가 한 문장을 말하면 동석한 통역사가 통역을 하고, 아베 총리도 역시 통역을 통해 의견을 밝히는 순차통역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면담 시간이 21분으로 늘어난 것과 면담이 아닌 회담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나름 상대방이 이 만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며 “큰 타결방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진지하고 유용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또 “이 총리도 양국 대화를 촉진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는데, 그런 예상 목표치에는 도달한 것 같다”고도 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오늘 특별히 정상회담을 하자고 구체적으로 제안을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