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된 것을 두고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검찰은 눈치 볼 것도 주저할 것도 없다. 이 게이트의 몸통, 조국 수석의 수사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이 말하고 “지금이라도 사법부에 의해 막혔던 계좌추적과 휴대전화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한다. 추가 증거인멸 정황도 확보해서 죄를 물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정 교수 구속으로 대충 이 사건을 마무리 짓겠다는 생각은 절대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 의혹만으로 (장관에) 임명치 않으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던 문 대통령은 그 말을 어떻게 책임지실건가”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사과해야 된다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검찰 못 믿겠다며 공수처 필요하다는 게 이 정권이다. 그러면 이제는 법원도 못 믿겠으니 고위공직자판결처를 만들겠다고 할 건가”라며 “그 핑계로 친문은폐처, 반문보복처 만들려는 정권의 속셈을 이제 국민들이 하나둘 알아차리고 있다. 조국 수석의 운명이나 공수처 운명이나 같은 운명이라고 본다. 공수처 포기하라”고 주장했다.
또 나 원내대표는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에 자리 잡은 남측 시설을 두고 ‘너절하다’고 평가하며 들어낼 것을 지시한 것에 대해 “눈 뜨고 코 베인다는 속담이 딱 맞다”며 “이런데도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재개 말하는 것을 소름끼치는 짝사랑”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지난 15일 평양에서 진행됐던 2022 카타르월드컵 예선 경기가 무관중·무중계로 이뤄진 것도 언급하며 “그 굴욕은 왜 우리 국민 몫인지 화가 난다. 도대체 문 정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냐”며 “이렇게 협박받고도 어떻게 대화재개로 이해할 수 있는지 정말 황당하고 기가 막힌 해석이다.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이 집권세력의 친북 알고리즘이 정말 놀라울 뿐”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야당한테는 그렇게 화도 잘 내시던데 북한에게도 반만 하라”며 “북한이 만약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를 강행할 경우 이를 우리 재산권 침해로 규정하고 북한의 책임을 공식화하는 조치를 국회에서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나 원내대표는 황교안 대표의 계엄령 선포 논의 연루 의혹과 관련해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는 20세기 지하 공작정치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대업 씨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장남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폭로한 인물인데, 김씨의 폭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전날 문 대통령이 대입 정시확대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미 앞서 한국당은 정시확대를 주장했고, 아예 정시비율을 50% 이상으로 하자는 개편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며 “이 문제만큼은 다른 정치현안과 별개로 여야가 합심해 조속히 처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는 법제화를 통해 정권마다 들쑥날쑥 바뀌는 대입제도의 정시비율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겠다”며 “여당에게 제안한다. 즉각 여야가 이 부분에 대해서 빠른 시일 안에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하도록 힘을 모으자”고 여당의 동의를 촉구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