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해안에서 발견된 ‘88올림픽’ 콜라병

입력 2019-10-24 04:00 수정 2019-10-24 04:00
플라스틱추방연대가 최근 홍콩 해안에서 수거한 코카콜라 페트병. 88올림픽이라는 단어가 선명하다. 환경운동연합 제공

국제환경단체인 플라스틱추방연대(Break Free From Plastic)은 최근 홍콩 해안에서 쓰레기 수거활동을 했다. 그런데 1988년 서울올림픽 로고가 새겨진 페트병이 나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페트병은 제조된 지 30년이 훌쩍 지났지만 마치 몇 년 전 누군가가 먹고 버린 것 같았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가 쓰고 버린 각종 폐기물은 분해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 특히 플라스틱 용기 등은 분해에 무려 500년이나 걸린다.

24일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플라스틱추방연대는 올 9월 진행한 쓰레기 수거활동을 통해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이 되는 10개 기업을 밝혀냈다.

코카콜라, 펩시코, 네슬레가 2년 연속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기업으로 나타났다. 7개 기업은 몬데레즈 인터네셔널, 유니레버, 마즈, P&G, 콜게이트-팜올리브, 필립모리스, 퍼페티 반 멜레이다.

이번 조사는 6개 대륙, 51개국, 7만2541명의 자원활동가가 484회 조사했다. 환경연합은 9월 1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경남 김해·양산·통영·거제·창원, 전남 여수·고흥·보성·목포, 제주 등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환경연합이 조사한 지역에선 코카콜라사의 코카콜라·조지아커피, 롯데사의 레쓰비·칸타타 등의 플라스틱 캔이 다수 수거됐다. KT&G의 에쎄 수·심플·클라우드9·더원·레종·보햄, 한국필립모리스사의 히트·버지니아·팔리아멘트·아이스 블라스트 등의 담배 케이스도 많이 나왔다.

환경운동연합 권태선 대표는 “이 결과는 기업 스스로가 자신들이 만든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극복할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1950년부터 생산된 플라스틱 중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전 세계 9%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은 책임의식을 갖고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생산과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