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위에서 토지수용에 불만을 품은 40대 남성이 40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이 남성은 시공사가 음식물 반입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약 90m 높이의 타워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유모(40)씨는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추석날인 지난달 13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며 “현재 시공사에서는 음식물 반입도 못 하게 하고 있다. 전날에는 나를 강제로 끌어내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또 “개발로 인해 집이 강제 철거를 당하게 생겨 마지막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크레인 위에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유씨의 여동생도 “최근 지인들이 오빠에게 식사를 전달해주려다가 적발돼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면서 “인권 보장 차원에서 최소한의 음식 제공이라도 허용해 달라. 심지어 의약품 반입도 이뤄지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식사2지구 개발지의 거주민인 유씨 가족은 토지수용 방식과 보상 규모에 항의하고 있으며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물 반입을 막고 있다는 유씨 측 주장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민원인의 주장일뿐 음식물 반입을 막은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음식물을 쉽사리 제공하긴 어렵다. 음식물 외에도 라이터 등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타워크레인이 올라간 곳은 일산 식사2차 현장이며, 민원인의 집은 철거 과정에 놓인 3차 현장에 있다”며 “옆 현장이 강제 철거된다는 이유로 우리 현장에 있는 크레인을 점거해 알박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