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신뢰도 높이려면?… ‘협력 팩트체크’ 필요하다

입력 2019-10-23 17:24
게티이미지뱅크

위기에 처한 언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협력 팩트체크’를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23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협회, KBS, MBC 공동 주최로 ‘지상파방송 뉴스 신뢰도 향상을 위한 협력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은령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장은 “국내에서는 언론사마다 전담 팀을 구성해 팩트체크를 하는 반면, 외국에선 언론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력 팩트체크가 트렌드”라며 협력 팩트체크 사례를 소개했다.

정 센터장은 2017년 프랑스 대선 당시 프랑스에서 이뤄진 ‘크로스체크’ 팀과 언론, 대학, 시민단체 등 60개 단체가 참여한 ‘Verificado’, 그리고 올해 5월 유럽연합 의회 선거 때 유럽연합에서 결성된 ‘팩트체크 EU’, 아르헨티나에서 조직된 대선 관련 ‘Reverso’ 등을 사례로 들었다

프랑스 크로스체크 팀의 경우, 퍼스트드래프트와 구글뉴스랩의 지원으로 37개 프랑스 언론사가 공동으로 대선 이슈 67개를 체크했다. 게시물 최종 집필은 통신사인 AFP가 맡고 각 회사는 자사 버전으로 재생산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7년 프랑스 대선 당시 가동됐던 '크로스체크' 팀 웹사이트.

지난 2017년 프랑스 대선 당시 가동된 팩트체크 사이트 'Verificado' 홈페이지.

정 센터장은 언론사간 협력 팩트체크를 위해서는 각 사 내 팩트체크를 담당할 고유 인력 배정, 방송의 경우 기자·조사 인력·그래픽 담당으로 팀 구성, 협력 주체 간 팩트체크 규칙 공유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 팩트체크 규칙으로는 IFCN(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에서 제정한 ‘꼭 지켜야 하는 원칙 규정’을 근거로 정치적 불편 부당성, 취재원과 검증 방법의 투명성을 꼽았다.

국내에서는 SNU팩트체크팀을 통해 하나의 사안에 대해 제휴 언론사들이 교차 검증을 벌이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정 센터장은 “협력 팩트체크를 할 때는 실행까지 장시간 논의가 필요하고 기록에 기반해 토의해야 한다”며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를 구성해 참여사들이 서로 다른 결론에 이르렀을 때 조언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NU 펙트체킹 홈페이지

이날 토론회에서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보도에서 지상파들이 제대로 된 팩트체크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력이나 자본권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막강한 취재력을 가진 공영방송이 국민에게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