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은 과해” vs “본보기 필요” 의견 엇갈린 김비오 징계 감경

입력 2019-10-23 18:00
김비오가 지난 1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관에서 상벌위원회 출석을 마친 뒤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중 갤러리를 향한 손가락 욕설로 논란을 일으킨 김비오(29)의 자격정지 징계 기간이 3년에서 1년으로 감경됐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23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KPGA 빌딩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김비오의 자격정지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봉사활동 120시간을 부여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벌금 1000만원 징계는 그대로 유지됐다.

KPGA 이사회는 김비오가 모든 지적사항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KPGA 코리안투어 선수회에서 예절을 다시 점검하고 더 성숙된 갤러리 문화 정착에 앞장서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선수 보호 차원을 이유로 징계 기간을 2년 줄이는 대신 봉사활동 120시간 부여를 결정했다.

김비오는 지난달 30일 경북 구미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열린 KPGA 투어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 4라운드 16번 홀에서 한 갤러리의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 소리에 놀라 샷을 실수했다. 김비오는 소리가 난 갤러리 쪽으로 손가락 욕설을 날렸다. 이 모습은 현장의 갤러리는 물론 중계방송 화면을 통해 시청자에게 노출됐다.

KPGA 상벌위원회는 지난 1일 김비오에게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내리고 벌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김비오는 당시 상벌위에 출석해 40분간 소명 절차를 가진 뒤 협회 회관에서 만난 취재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선수이기 전에 사람이 되겠다”며 눈물을 터뜨렸고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 모든 것을 협회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김비오의 행동에 대한 비판에 이견은 없었지만 징계 수위를 놓고서는 “과하다”는 의견과 “본보기가 될 징벌이 있어야 한다”는 반론이 엇갈렸다.

김비오는 이날 이사회에서 의결된 안에 대해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15일 안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재심을 청구하지 않으면 2021시즌부터 KPGA 주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KPGA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 의결 시점이 올 시즌의 종료 이후인 만큼 김비오가 반론을 제기하지 않으면 내년 시즌을 건너뛰고 내후년에 복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