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정국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능한 업무 방식과 체계가 잡히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을 고발하는 내부자들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위기의 트럼프 대통령이 내부에서부터 무너져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가 지난 2018년 비공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강하게 만들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이 대화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직후에 이뤄진 것으로 당시 매티스 전 장관은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매티스 전 장관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전직 해군 장교 가이 스노드그래스가 오는 29일 발간하는 저서 ‘홀딩 더 라인’(Holding The Line)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매티스 전 장관은 지난 2018년 3월 백악관 핵심 참모들과 모인 자리에서도 “지금의 백악관을 결코 신뢰해서는 안 된다. 너무 규율이 잡히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고 한다.
스노드그래스의 저서에 따르면 매티스 전 장관은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돼 발표 이후에나 정책 내용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대통령의 리더십 전반에 대해 높은 경계심을 갖게 됐다. 그는 ‘시리아 주둔 미군 철군’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사임하기 6개여월 전부터 이미 사임 계획을 짜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을 경시하는 행보와 심사숙고를 거치지 않은 정책 발표가 그를 내적으로 좌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매티스 전 장관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고발했던 익명의 현직 고위관료가 이번에는 책을 통해 백악관 뒷이야기를 낱낱이 폭로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이 관료가 쓴 ‘경고’(A Warning)라는 제목의 책이 다음달 19일 트웰브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과 체계 없는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상에 대한 추가 고발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관료는 지난해 9월 ‘나는 백악관 내 레지스탕스(저항세력)다’라는 제목의 익명 기고문에서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동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