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직후 ‘2주 뒤 협상 재개’를 제안했던 스웨덴 정부가 북·미 양국을 협상테이블에 다시 초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북·미가 또다시 실무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특사는 23일 “북한과 미국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재개할 수 있게끔 양국에 다시 초청장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슈테트 특사는 이날 서울 성북구 주한스웨덴대사관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초청장을 언제 보낼 예정이냐’는 질문엔 “수주 내”라고 답변했다.
스웨덴의 초청에 북·미가 응답한다면 빠른 시일 내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스웨덴은 서방 국가로는 가장 빠른 1973년 북한과 수교, 신뢰관계를 쌓았다. 또 평양에서 북한과 외교관계가 없는 미국, 캐나다, 호주의 영사업무를 대행한다. 이 같은 배경에 스웨덴은 북·미 대화 진전을 위한 촉진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해슈테트 특사는 “북한이나 미국으로부터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기회의 창은 여전히 열려있는 만큼 스웨덴은 촉진자로서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북·미는 지난 5일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빈손으로 끝났지만, 다음 일정을 잡지 못했다. 스웨덴 정부 측에서 ‘2주 뒤 협상 재개’를 제안, 미국은 수용했지만 북한은 확답을 하지 않고 사실상 거부했다.
해슈테트 특사는 또 “북한과 미국이 솔직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다”며 “북한과 미국이 실무협상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와는 별개로 양국 실무자들이 방해받지 않고 중단 없이 회의를 진행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해슈테트 특사는 이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북·미 비핵화 협상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본부장은 해슈테트 특사와의 면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이제 관건은 지금의 (북·미) 대화 동력을 어떻게 유지해 프로세스의 진전을 가져올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슈테트 특사는 이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예방했고, 24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