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욕설’로 3년간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던 프로골프 선수 김비오(29)의 징계가 완화됐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23일 경기도 성남시 KPGA 빌딩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김비오의 자격정지 기간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대신 봉사활동 120시간을 부여하고 벌금 1000만원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2021년 시즌부터 KPGA가 주관, 주최하는 대회에서 김비오를 다시 볼 수 있을 예정이다. KPGA는 이번 조치에 대해 본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충분히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비오는 지난 9월 29일 열린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라운드 16번 홀에서 사진을 찍은 갤러리를 향해 중지 손가락을 치켜세워 논란이 됐다. 티샷을 위해 집중하던 중 터진 셔터 소리에 놀라 실수를 했고 이에 공이 러프에 빠지자 격분한 것이다. 그의 손가락 욕설과 티잉 그라운드를 드라이버로 내려찍는 모습은 생방송으로 낱낱이 전해졌다.
김비오는 경기 후 “하필이면 다운스윙 때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려 스윙을 멈추려고 하다 제대로 스윙을 못 했다”며 “순간적으로 화가 나 큰 실수를 했고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어릴 때 골프를 하다 보니 감정 표현에 솔직한 편”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경기 직후 징계를 예고했던 KPGA는 지난 1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김비오에게 자격정지 3년과 벌금 징계를 결정했다. 김규훈 상벌위원장은 “예절 위반과 부적절한 행위로 선수의 품위를 손상하고 KPGA의 명예를 훼손해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위원들의 일치된 견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KPGA는 경종을 울리려는 차원에서 김비오의 징계 수위를 예외적으로 공개했다. 징계 수위 자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당시 상벌위에 출석했던 김비오는 취재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선수이기 전에 사람이 되겠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상벌위 결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 모든 것을 협회에 맡기겠다”고 답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