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아카데미상 받을까… 미국 반응 심상찮다

입력 2019-10-23 15:46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최근 미국에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관객들과 평단의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한 연예매체는 ‘기생충’을 작품상 후보로 거론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내년 2월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초반 레이스를 진단하며 작품상 후보를 소개했다. 이날 ‘기생충’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조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어스’ ‘포드 VS 페라리’ 등 쟁쟁한 작품들과 함께 유력 후보작으로 꼽혔다.

버라이어티는 ‘기생충’에 대해 “기회주의적인 가족을 다룬 봉준호 감독의 다크 코미디는 평단의 호평으로 무장했다”며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한국 대표작으로 출품된 이 영화는 작품상부터 감독상까지 다른 부문에서도 경쟁할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생충’이 이미 칸 국제영화제의 대상 격인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TIFF(토론토국제영화제) 피플즈 초이스 어워즈(관객상)에서 2위를 차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생충’이 지난 11일 미국에 첫 발을 내디딘 후 현지 반응은 매우 뜨겁다. 애초 ‘기생충’은 흥행 수준에 따라 상영관을 점차 늘려가는 플랫폼 릴리스 방식을 택해 개봉 첫 주엔 단 3곳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이 기간에 외국어 영화 최고 기록인 37만6264달러(약 4억4000만원)를 벌어들였다. 이런 선전에 힘입어 지난 18일부터는 상영관을 33곳까지 늘렸다.

‘기생충’의 인기는 관객들 평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기생충’은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99%를, 메타크리틱에서는 평점 95점을 받았다.

개봉 당시 LA타임스는 “유쾌함으로 시작해 파괴로 끝난다. 관객이 숨을 쉬기도 힘들 만큼 매 순간 살아 있는 영화“라고 극찬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븐 갤럭시’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은 SNS에 “‘기생충’은 올해 본 작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됐다”며 “관람한 사람들 모두가 좋아했다. 전 세계에서 상영 중인데 꼭 봐라”고 추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관계자들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진 상태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제작사 CJ ENM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함께 홍보 활동에 나섰다. 매년 시상식을 앞두고 한국 출품작을 홍보했지만 이번엔 수상 기대가 높은 만큼 한국문화원까지 동원해 더 공격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과 주연배우 송강호 최우식 등은 몇 달째 미국 관객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 콜로라도 텔루라이드 영화제, 텍사스의 판타스틱 페스트, 뉴욕영화제, 북미 최대규모인 캐나다 토론토 국제영화제 등을 방문했고 한 극장이 주최한 ‘기생충’ 특별 상영에 참석하기도 했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을 담당하는 네온의 팀 퀸 회장은 진작부터 아카데미를 준비해왔다. 그는 지난달 1일(현지시간) 텔룰라이드 영화제에서 할리우드 리포터와 인터뷰에서 ‘기생충’을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외국어영화상 5개 부문 후보에 올리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