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전화했는데 김정은 안 받았다는 건 거짓말”…워싱턴포스트 지적

입력 2019-10-23 10:34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1번이나 전화를 시도했으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받지 않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각료회의 발언의 사실 여부를 따지는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지난 7월 우리는 이 주장에 대해 피노키오 4개를 줬다”면서 지난 7월 2일 게재한 자사의 기사를 링크했다.

WP는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 거짓말의 상징인 피노키오를 하나씩 주는데, 피노키오 4개는 사실상 거짓말이라는 것이 WP의 설명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오바마가 김정은 위원장에 전화통화를 시도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WP가 링크한 자사의 기사는 지난 6월 30일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길 원했으나 김 위원장이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계속적으로 만남을 애원했으나 김 위원장이 그(오바마)를 만나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6월 30일 발언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전날 각료회의 주장도 거짓말이라는 것이 WP의 설명이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6월 30일 트위터 글을 통해 “트럼프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오바마는 결코 김정은과의 만남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도 “오바마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든, 뭐든 흥미를 보인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이라는 비난 속에도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는 것은 북·미 대화를 자신의 치적으로 만들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북 외교 실패와 자신의 성과를 대비하려다보니 허위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