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멀티골을 터뜨렸다. 유럽 통산 121골. 오직 차범근(66)만 보유했던 한국 선수의 유럽 프로축구 최다 득점 타이기록을 달성했다. 손흥민은 이제 한 골을 추가할 때마다 최다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세르비아 츠르베나 즈베즈다를 불러 가진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3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16분과 전반 44분에 연달아 득점했다. 토트넘은 5대 0으로 대승했다. 손흥민의 멀티골은 전반전에만 3골로 점수차를 벌려 대승을 완성한 골러시였다.
손흥민은 전반 16분 즈베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동료 미드필더 에릭 라멜라의 오른쪽 크로스를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전반 44분 동료 미드필더 탕기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고 즈베즈다 페널티박스 왼쪽을 돌파한 뒤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지난 2일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 2대 7로 대패한 2차전 홈경기에서도 전반 12분 토트넘의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케인과 나란히 챔피언스리그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또 올 시즌 득점을 5골로 늘렸다.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골이다.
손흥민의 이날 득점은 무엇보다 한국 축구사에서 중요한 지표에 새로운 개척자가 도달한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손흥민은 이날 유럽 통산 121호 골을 기록했다.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차범근이 1970~1980년대 유럽에서 작성한 대기록에 도달했다. 차범근은 당시 독일에서 ‘폭격기’라는 의미의 ‘차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손흥민은 1골만 추가하면 국가대표 대선배 차범근을 넘어서게 된다. 손흥민은 독일 함부르크 소속이던 2010-2011 분데스리가에서 데뷔했다. 함부르크에서 세 시즌 동안 20골, 2013-2014시즌에 같은 리그의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두 시즌 동안 29골을 각각 기록했다.
손흥민의 전성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입성한 2015년 8월부터 시작됐다. 2015-2016시즌부터 출발한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섯 시즌째를 보내면서 72골을 작성했다. 첫 시즌을 제외하면 시즌마다 20골 안팎을 기록한 토트넘의 ‘주포’로 성장했다. 최전방의 케인부터 후방의 포백라인까지 모두 부진한 올 시즌 토트넘에서 유일하게 제몫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토트넘의 소년가장’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토트넘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3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3전 전승을 질주한 뮌헨(승점 9)에 이어 B조 2위로 도약했다. 중간 전적은 1승1무1패(승점 4)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