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몸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남녀노소 관계없이 헬스장에서 근육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무거운 덤벨이나 바벨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특정 근육을 단련하면 근력이 강화된다. 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자세이거나 본인의 관절 형태와 맞지 않은 방법으로 지속하다간 오히려 크게 무리가 돼 관절이 손상될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특히 하체 근력 운동의 기본 동작인 ‘스쿼트’를 잘못된 자세로 하다가 ‘대퇴비구 충돌’이 생길 수 있다.
고관절(엉덩이 관절)은 ‘볼-소켓 모양’의 관절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깨 관절과 비슷하게 상당히 큰 범위와 다양한 각도로 운동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윤필환 교수는 “국내 성인 4명 가운데 1명 정도는 고관절을 구성하는 대퇴골(넓적다리뼈)과 비구(골반쪽 뼈)의 모양이 조금 돌출돼 있어 과도하게 고관절을 굽힐 경우 두 개의 뼈가 맞닿는 가장자리에 반복적인 충돌이 생길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런 반복적 충돌로 인해 고관절의 연골이나 비구 가장자리에 있는 ‘비구순’에 손상이 생기고 통증이 유발되는데, 이게 ‘대퇴비구 충돌’이다.
스쿼트는 하체 근력 강화를 위해 무게를 들거나 맨몸으로 반쯤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운동이다.
엉덩이를 굽힐 수밖에 없어 고관절의 굴곡과 신전(신체를 늘이고 펼침) 운동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그런데 근력 강화 욕심이 과해 지나치게 무거운 무게를 들고 반복적으로 운동을 하다보면 자세가 무너지기 쉬워 고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윤 교수는 “대퇴비구 충돌로 인해 비구순이나 연골 손상이 생겼을 때에는 쪼그려 앉는 정도로 고관절을 굴곡시키거나 안쪽으로 회전시킬 때 주로 통증이 일어나고, 관절 퇴행이 진행되면 걸을 때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통 환자의 약 60%는 고관절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생활습관 혹은 운동방법을 교정하고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빠르게 치료될 수 있다.
예를들어 스쿼트를 할 때 두 다리를 모으지 않고 어깨 너비로 적당히 벌린 상태에서 고관절이 과도하게 굴곡되지 않도록 태권도 주춤서기(기마 자세) 정도의 높이로만 운동하는 것이 권장된다. 단, 조기에 진단이 안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된 경우에는 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고관절 수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허벅지 3~4군데에 5~6㎜ 정도 구멍을 내고 관절 내시경을 넣어 대퇴골과 비구의 충돌 부분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수술 직후부터 보행을 할 수 있다. 1~2개월 정도 후 일상 생활 복귀도 가능하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