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담 몇 번이고 넘는다” “성추행 의심행동도” 대진연의 이상한 주장

입력 2019-10-21 16:38 수정 2019-10-21 20:36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주한미국대사관저 무단 침입 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8일 주한미국대사관저를 무단침입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측이 “담장은 몇 번이라도 넘을 수 있다”며 “당시 남성 경호원이 휴대전화를 빼앗기 위해 여학생을 뒤에서 껴안는 등 성추행이 될 수 있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진연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미 대사관저 무단침입 당시 경찰의 과잉진압 및 인권침해 고발, 회원 구속영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학생들이 미 대사관저의 담을 넘은 이유는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주권을 위해선 그까짓 담은 몇 번이고 넘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은 미 대사관저에 침입하거나 침입을 시도한 회원 19명 중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이 가운데 7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진연은 또 “미 대사관저 경호원들은 회원들을 보자마자 마치 적을 발견한 것처럼 욕설을 했다”며 “남성 경호원은 성추행이 될 수 있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과 경호원들이 대학생들의 뺨과 머리를 수차례 폭행했고, 경찰 조사도 강압적으로 진행됐다고도 했다. 하지만 침입 당시 대진연 측이 촬영한 영상에는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김한성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상임대표는 “과잉진압 주장은 회원들 증언과 목격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확인해보니 진압 과정 중 경찰의 폭행·폭언이나 성추행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진연은 소속 회원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힘없고 빽 없는 대학생들에게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사법당국의) ‘미국 눈치보기’이며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에게 굽신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대사는 대학생들이 연행된 뒤 ‘내 고양이는 무사하다’고 말하며 오히려 한국 국민을 우롱했다”고 주장했다.

영장이 청구된 대진연 회원 7명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이들은 혐의를 인정하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 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7명 중 6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명재권 영장전담부장판사가 맡았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