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덕분에 판매량 치솟은 ‘스크린셀러’는?…1위는 ‘메이즈 러너’

입력 2019-10-21 10:50
영화 '메이즈 러너'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7년의 밤’ ‘나를 찾아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파이 이야기’…. 이들 작품의 제목을 열거하면 누군가는 책을, 누군가는 영화를 떠올릴 것이다. 책으로 처음 세상에 나왔다가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스크린셀러’로 불리는 이들 소설은 영화 개봉 이후 판매량이 치솟는 현상을 보이곤 한다.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영화 개봉에 따른 후광효과를 가장 톡톡히 누린 작품은 무엇일까.

교보문고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낭만서점은 영화 개봉 이후 판매량이 가장 많이 오른 책은 ‘메이즈 러너’였다고 21일 밝혔다. 낭만서점은 2010~2019년 개봉한 영화와 원작 소설 150편의 개봉 전 2개월간, 개봉 후 2개월간의 판매량을 각각 비교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재임스 대시너의 작품인 메이즈 러너는 영화 개봉 전 2개월간 겨우 300권이 팔렸지만 영화가 극장에 걸리자 7000여권이 팔려나갔다. 판매량이 영화 개봉 이후 21배나 치솟은 셈이다. 2위는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쓴 에세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였다. 동명 영화가 개봉하기 전 2개월간 1000여권이 팔린 이 작품은 개봉 후 같은 기간 동안 1만2000여권이나 팔렸다. 3위는 영화 ‘버닝’의 원작이 담겼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집 ‘반딧불이’였다. 반딧불이는 버닝이 개봉하기 전 2개월간은 700여권, 개봉 후 2개월간은 7200권이 팔렸다. 이밖에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이 8.6배, 길리언 플린의 소설 ‘나를 찾아줘’가 8.1배 판매량이 상승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대중으로부터 검증받은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는 어느 정도 흥행을 보장한다”면서 “제작자 역시 탄탄한 서사나 캐릭터를 가진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게 여러 면에서 수월하므로 스크린셀러 개봉 소식이 꾸준히 들려온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